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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심 법원에서 연이어 제동이 걸린 반(反)이민 행정명령과 사실상 같은 내용의 행정명령을 또 한번 발동할 수 있다고 지난 10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렇게 되면 이슬람 7국 국민과 난민에 대한 입국 중지가 재개되고, 법정 다툼이 다시 벌어지는 등 또 한차례 소동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플로리다주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법정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면서도 "우리에겐 새로운 행정명령을 포함해 다른 많은 선택지가 있다"고 밝혀 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행정명령을 대체할 새 행정명령을 발동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시점은 "다음 주 월요일(13일) 또는 화요일(14일)", 내용은 "처음 행정명령과 아주 조금 다를 것"이라고 했다.

미국 언론들도 트럼프가 승산이 불확실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법정 다툼을 계속하기보다 새 행정명령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CNBC와 로이터 등은 이날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가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대법원 상고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 외교 와중인 11일에도 트위터에 "우리의 사법제도는 망가졌다! (법원의 반이민 행정명령) 유예 결정 이후 미국에 들어온 난민의 77%는 의심스러운 7국 출신들이다. 너무 위험하다!"는 글을 올리며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애틀랜타·시카고·뉴욕·LA 등 미국 내 주요 대도시와 버지니아·텍사스 등 9개 주에서는 지난주 동시다발적인 불법체류자 체포 작전이 벌어져 수백명이 체포됐다고 CNN 등이 11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LA 등 캘리포니아 남부지역에서 범죄 경력이 있는 불법체류자 150명가량이 검거됐고 이 중 30여 명은 이미 멕시코로 추방됐다"며 "단속 대상이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의해 기준이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기고자 : 김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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