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작년 초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김종덕(구속 기소·사진)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감찰하는 과정에서 김 전 장관이 차은택(구속 기소)씨에게 특혜를 준 정황을 발견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관련자들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김 전 장관은 차씨의 대학원 은사로, 차씨가 최순실씨에게 추천해 문체부 장관에 올랐다.

특검팀에 따르면 민정수석실은 작년 2월 이모 문화정책관 등 문체부 담당자들을 줄줄이 불러 감찰을 벌였다. 통상 민정수석실의 정부 부처 감찰은 부처 내 감사실을 통하지만, 당시엔 '기관 검증' 명목으로 감사실을 거치지 않고 민정수석실이 직접 진행했다고 한다. 당시 감찰 조사 초점은 김 전 장관이 2014년 12월 열린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담' 관련 행사와 '정부 상징체계 통합 사업'에서 차씨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었던 것으로 특검팀은 파악했다.

차씨는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담 관련 행사에서 김 전 장관 추천으로 총괄 감독을 맡았다. 그런데 지난해 말 벌인 검찰 수사에서는 차씨가 자기 차명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2억8600만원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가 드러났다. 민정수석실이 그보다 앞서 감찰 조사를 통해 이런 정황을 파악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검팀에 따르면 민정수석실이 감찰을 진행한 뒤 문체부 안에선 "장관이 곧 바뀔 것"이라는 말이 파다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 전 장관은 최순실씨 등의 국정 농단 의혹이 불거진 작년 9월까지 자리를 지켰다.

특검팀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 지시에 따라 민정수석실이 김 전 장관의 문제를 발견하고도 조치를 하지 않았는지 수사 중이다. 특검법의 수사 대상 가운데는 '우 전 수석이 최순실씨 등의 국정 농단을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직무 유기에 해당)'이 포함돼 있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우 전 수석이 문체부 인사에 개입해 국·과장 5명을 좌천시키고 검찰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직권 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이르면 이번 주 우 전 수석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기고자 : 박상기
본문자수 : 1056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