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한국산업기술대학교(한국산기대)는 가장 최근 공시된 취업률(2015년 말 기준)에서 74.4%를 기록해 졸업생 1000명 이상인 수도권 4년제 대학 가운데 가장 높은 취업률을 6년 연속 기록했다. 지난 8일 한국산기대에서 만난 이재훈 총장은 "높은 취업률의 비결은 현장 실습에 있다"면서 "현장 실습 덕에 한국산기대 졸업생은 입사 후 별도 교육 없어도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다는 소문이 기업 간에 확산돼 있다"고 말했다. 산업자원부·지식경제부 차관을 지낸 이 총장은 2014년부터 이 대학 총장을 맡고 있다.

◇"현장 실습이 높은 취업률 비결"

이날 한국산기대 기술혁신파크 건물은 방학 중에도 교수·학생·기업인들로 북적였다. 스마트 LED 조명, 로봇 디자인, 모바일 게임 등 IT와 첨단 기계·소재 분야를 연구 중인 이 건물엔 교수 연구실이 따로 없다. 대신 교수 연구실과 학생 실습실, 회의실과 시제품 개발실 등을 하나로 통합한 '엔지니어링 하우스(EH)' 50여곳이 24시간 열려 있다. 교수·학생·기업인이 늘 얼굴 맞대고 의견을 교환하도록 공간을 꾸린 것이다.

이재훈 한국산기대 총장은 "졸업하려면 4학년 때까지 320시간 현장 실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전공 학생이든 기업에서 실무 경험을 쌓아야 졸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현장 실습 과정에서 취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한국산기대는 졸업 때 연구 성과를 경진대회 형식으로 전시해 학생들 기술력을 기업에 알리고 취업으로 연결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서울 도심 곳곳에서 발생한 '싱크홀'(sink hole)의 영상 분석 시스템을 만든 학생과 자동 흉부 압박기를 만든 학생 등이 졸업 작품전을 통해 기업에 채용된 경우다. 이 같은 현장 중심 전공 교육은 이 학교 학생들의 취업과 전공 간 일치도를 85.9%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정규직 취업 비율도 91.2%에 이른다.

◇"취업·창업 두 마리 토끼 잡겠다"

한국산기대는 학생 창업을 돕기 위해 최근 '이매지네이션 하우스(IH)'라는 창업지원본부를 열었다. 창업 교육부터 제품·서비스 사업화까지 모든 과정을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100억원 기업 가치를 지닌 회사를 2~3년 안에 배출하는 게 목표다.

이재훈 총장은 "성장 잠재력이 낮은 때일수록 대학이 '기업가적(entrepreneur) 대학'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대학에서 도전 정신을 키워 기업가다운 자세를 갖추고 이들의 연구 성과를 사업 성과로 이어지도록 대학이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타고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청년들에게 '취업 자리가 없으니 창업이나 하라'는 식의 무책임한 말보다는 청년들이 창업으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정부·기업·대학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20만건 특허 분석에서 문제 해결 방식을 뽑아낸 '트리즈(TRIZ·창의적 문제 해결 기법)'를 한국산기대가 1학년 필수 과목으로 도입한 것도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를 돕기 위해서다. 이재훈 총장은 "지금 세계경제를 이끌고 있는 미국을 봐도 실리콘밸리 청년들의 과감한 기업가 정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기대는 지난해 실리콘밸리에 글로벌 산학협력센터를 열고 올초 재학생들을 현지로 보내 창업 연수를 받도록 했다. 앞으로 매년 현지에서 창업 벤처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하고 현지 취업에 도전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총장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로 취업과 창업 무대를 넓혀가도록 돕는다는 취지"라고 했다.


기고자 : 곽수근
본문자수 : 1809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