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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4당이 13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에 대해 인용이든 기각이든 어느 쪽으로 결정을 내리더라도 승복하기로 합의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주재한 회동에서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제안에 다른 당 원내대표들이 모두 동의했다고 한다. 합의 형식은 구두였지만 회동 후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 등 모든 사람이 동의 사실을 확인했다.

실은 헌재 결정은 승복이고 말고 할 것도 없는 일이다. 너무나 당연하다. 거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이 있다면 민주 헌법 질서를 부정하는 것으로 축출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지금은 촛불 집회, 태극기 집회 현장에서 불복 선동이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결정이 나오면 뒤집어엎겠다는 것이다. 주요 대선 주자들마저 승복을 제대로 약속하지 않고 있다. 이런 식이면 헌재 결정 후 나라가 미증유의 혼란과 격돌에 휩싸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정당들이 모두 나서 승복을 약속한 것은 의미가 적지 않다. 여야 4당은 앞으로 의원총회 등의 결의를 거쳐 국민 앞에 공개 선언까지 해야 한다. 이 과정 하나하나가 나라의 불행을 막는 방파제가 되고, 우리 민주 헌정 질서를 한 차원 높일 것이다. 대선 주자들도 지지층을 향해 적극적으로 승복을 호소하고 설득해야 한다. 그것이 지금 필요한 진정한 리더십이다.

문제는 촛불과 태극기 집회 세력이다. 두 집회는 시간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폭력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헌재 결정 후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제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두 집회 주최 측이 '승복 합의'에 동참해 위험한 불확실성을 줄여주기 바란다. 상대방은 생각이 다른 같은 국민이지 적(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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