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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프로골프 투어는 13일 '골프식시스(GolfSixes)'라는 독특한 이름의 신설 대회를 오는 5월 잉글랜드에서 열겠다고 밝혔다. 16개국에서 2명씩 출전하는 '미니월드컵' 국가 대항전인데 18홀 경기가 아니라 딱 6홀 승부로 치러져서 '골프식시스'다. 4팀씩 4개 조로 나눠 첫날 조별 리그를 치른 뒤 각 조 상위 2개 팀이 이틀째 8강 토너먼트를 벌여 우승팀을 가린다. 경기는 '그린섬플레이(Greensomes)'라고 부르는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한다. 두 선수가 각자 티샷을 하고 더 좋은 위치의 공을 선택한 뒤 다음부터 번갈아 치는 방식이다.

유럽 투어가 이런 방식의 경기를 창설하는 이유는 뭘까. 투어 측은 "젊은 층에 골프의 매력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정숙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일반 대회에서 금지하는 모든 것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유럽 투어는 원형 경기장 스타일의 스탠드를 티잉 그라운드마다 만들고 음악을 틀어 놓은 가운데 선수가 티샷할 때는 불꽃놀이까지 하겠다고 한다. 경기 도중 선수들은 무선 마이크로 팬들과 소통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처럼 골프의 기존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던지는 방식은 미국과 유럽의 골프 대항전인 라이더컵과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피닉스오픈에서 본뜬 것으로 보인다. 양 팀이 자존심을 걸고 벌이는 라이더컵은 노골적인 응원과 야유로 유명하다. '잔디 위에서 벌어지는 최대의 쇼' '골프 해방구'라 불리는 피닉스오픈은 술 먹고 노래하고 춤추는 갤러리로 필드가 찬다. 올해 피닉스오픈은 대회 기간 사상 최다 관중인 65만5434명을 기록했다.

유럽 투어의 '골프식시스'는 여기에 경기 시간까지 대폭 줄인다. 6홀 경기다 보니 한 팀이 경기를 마치는 데는 3분의 1 정도인 1시간 30분 남짓 걸릴 것으로 보인다. TV 중계에도 유리한 포맷이다. 연장전이 벌어지면 홀 길이도 줄일 방침이다.

키스 펠리 유럽 투어 CEO는 "골프가 새로운 팬들에게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며 "골프는 오락이라는 생각을 심어주기 위해 새로운 플랫폼을 시도하게 됐다"고 밝혔다. 2000년대 들어 미국과 유럽은 젊은 층이 골프를 외면하면서 골프 산업 전반이 위축되고 있다. '골프식시스' 제1회 대회는 오는 5월 6일과 7일 이틀에 걸쳐 총상금 100만유로(약 12억2000만원)를 걸고 영국 런던 외곽에 있는 센트리온클럽에서 열릴 예정이다. 기고자 : 민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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