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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현지 시각)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독일과 미국의 페드컵(여자 테니스 국가대항전) 8강전. 경기에 앞서 예정대로 한 가수가 나와 독일 국가(國歌)를 불렀다. 하지만 이 가수가 첫 소절인 "독일, 모든 것에 우선한 독일"을 부르자, 독일 선수들이 당황한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현장에 있었던 독일 대표팀 안드레아 페트코비치는 "이렇게 무례한 경우가 있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문제는 가사에 있었다. 가수가 나치를 상징한다는 이유로 금지된 독일 국가(독일의 노래·Deutschlandlied)의 1절을 부른 것이다. '독일의 노래'는 1841년 1~3절 가사가 붙어 곡이 완성됐고, 1922년부터 국가로 채택됐다. 하지만 나치가 일으킨 2차 대전 종전 이후 "모든 것에 우선한 독일"이란 첫 소절을 담은 1절과 독일 여성, 와인 등의 내용이 담긴 2절이 금지됐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개막식 당시 히틀러가 주경기장에 들어섰을 때 관중이 불렀던 것도 바로 '독일의 노래' 제1절이었다.

독일은 2차 대전 종전 후 세계평화를 강조하는 3절만 공식 국가로 채택하고 있다. 미국테니스협회(USTA)는 "결례를 범할 의도는 없었다"며 "다시는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사과 성명을 내놓았다. 이날 경기에서 독일은 미국에 0대4로 패했다. 기고자 : 석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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