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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은 13일 오전 9시 26분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팀에 출두해 심야까지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 12일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측에 430억원가량의 뇌물을 준 혐의로 22시간가량 밤샘 조사를 받은 지 32일 만에 재소환 조사를 받은 것이다.

이 부회장은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면서 "오늘도 모든 진실을 특검에서 성심성의껏 말씀드리겠다"고 짧게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이 부회장은 앞서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삼성 서초사옥으로 출근해 그룹 법무팀과 1시간 30분가량 조사에 대비해 최종 점검을 했다. 첫 소환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법무법인 태평양의 이정호 변호사가 조사에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미래전략실과 삼성전자 홍보 담당 임직원 10여명이 오전 8시쯤부터 특검 사무실 주변에서 이 부회장을 기다렸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삼성그룹 핵심 관계자들은 사무실에서 조사가 끝날 때까지 대기했다.

특검팀은 이날 이 부회장을 상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이후인 2015년 말 삼성이 순환출자 문제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의 개입으로 공정위가 삼성 측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 등을 조사했다. 이 부회장은 특검 조사에서 정부로부터 특혜를 받은 적이 없고 불법적 청탁도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날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관계자들의 구체적 혐의와 조사 내용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규철 특검보는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 재청구 여부는 수사 기한(오는 28일까지)을 고려했을 때 빠른 시간 안에 결정돼야 한다"며 원론적인 언급만 했다. 특검팀은 피의자로 입건한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 사장, 황성수 전무 등 이 부회장 이외의 삼성 관계자 4명에 대해서도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때 일괄적으로 (신병 처리 문제 등을)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특검팀이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면서 삼성 외 다른 대기업들은 뇌물 혐의 수사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특검팀이 다른 대기업들을 수사하기엔 기간이 촉박하고 구체적인 대가 관계 등을 규명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기고자 : 김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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