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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건너뛰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먼저 재소환해 조사한 것을 두고 법조계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법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관련자 조사를 포함한 수사 진행 경과가 미흡하다"고 했다. 이는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뇌물 공여 혐의로 이 부회장을 구속하는 것이 맞느냐는 뜻으로 해석됐다.

특검팀도 당초 이 같은 점을 감안해 청와대 압수 수색과 최순실씨 조사,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對面) 조사를 마친 뒤 이 부회장을 재조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9일로 예정했던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 조사가 '조사 시점·장소 누설 논란'으로 불투명해지면서 일정 자체가 틀어졌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13일에도 "청와대 쪽과 대면 조사를 위한 협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할 만큼 박 대통령 대면 조사는 언제 이뤄질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특검팀 내부에선 "대통령 측에 조사를 받아달라고 매달릴 이유는 없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특검팀의 1차 수사 기한(70일)이 오는 28일로 다가오면서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미루기보다는 당초 정해진 일정대로 진행하자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고 한다. 이규철 특검보는 "대통령 대면 조사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인 반면 (이 부회장의) 영장 재청구 여부는 수사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이른 시간 내 결정돼야 하는 문제라서 별개로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검팀 내에선 이 부회장의 영장 재청구 여부와 관련해 '재청구해야 한다'는 쪽과 '신중하게 결정하자'는 쪽이 나뉘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특검팀 내 '삼성의 뇌물 혐의' 수사팀이 강력하게 재청구를 주장하면서 15일쯤 영장이 재청구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특검팀 관계자는 "당사자 조사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이라며 "최종 결정은 박영수 특별검사가 조사 상황을 종합해 내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신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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