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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국정 농단'을 폭로했던 고영태(41) 전 더블루K 이사와 그의 측근들이 나눈 대화가 녹음된 '고영태 파일'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변호인단)은 14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공개변론에서 이 녹음 파일과 관련된 인물이라며 증인을 2명 추가로 신청했지만, 헌재는 "탄핵심판과 직접 연관이 없다"며 직권으로 기각했다.

검찰이 녹음 파일 일부를 풀어 헌재에 제출한 녹취록에 따르면 최순실씨와 고씨의 관계를 암시하는 대화들이 나온다고 한다.

최씨의 측근들이었던 류상영(41) 전 더블루K 부장과 김수현(37) 전 고원기획 대표가 지난해 5월 3일 39분간 가진 통화가 대표적이다. 이 통화에서 류씨는 고씨를 지칭하며 "지금 얘(고영태씨)는 솔직한 얘기로 '왕의 남자'다. 왕의 남자는 왕권을 받는다든가 왕이 갖고 있는 것을 받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류씨는 또 "회장님(최순실씨)이 독일에다가 (비자금을) 내려받을 수 있는 현지 법인 하나 세팅한 거 알아?"라며 "그 회사에 영태가 등기돼 있을 거란 얘기야. 회장은 영태를 위해 뭐라도 챙겨준다"라고 말했다. 최씨가 삼성의 지원금을 받기 위해 독일 회사를 만들었는데, 고영태씨에게도 그 이득을 나눠주려 했다는 것이다. 류씨는 "회장님은 영태를 그냥 남자로 데리고 가고 싶은 것"이라며 "데리고 가는 이유는 사람이라는 게 감정이 있기 때문에…"라고도 했다. 박 대통령 변호인단은 '국정 농단' 사태가 고씨와 최씨의 불륜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한 바 있는데, 류씨의 말은 두 사람의 이 같은 관계를 암시한 대목이 아니냐는 관측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한편 국회 측 소추위원단은 이날 헌재에 '고영태 파일'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며 고영태 파일을 증거로 채택해달라고 요청했다.

소추위원단 관계자는 "파일을 분석해보면 'VIP(대통령)는 이 사람(최순실씨)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해'처럼 최씨의 '국정 농단'을 보여주는 내용이 더 많다"며 "이 파일 역시 이번 사태의 본질을 보여준다"고 했다.

기고자 : 김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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