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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차명(借名) 휴대전화를 이용해 최순실(61·구속 기소)씨와 573차례 통화했고,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이 불거져 최씨가 지난해 9월 독일로 도피한 이후에도 127차례 통화했다고 특검팀이 15일 밝혔다. 지난해 4월부터 치면 하루 평균 세 차례씩, 최씨가 도피한 뒤부터는 하루 두 차례꼴로 통화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이날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청와대의 압수 수색 불승인 조치와 관련한 가처분(집행정지) 사건 심리 과정에서 청와대 경내(境內)에 대한 강제 압수 수색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를 공개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지난해 4월 18일부터 10월 26일까지 국내와 해외에서 총 573차례 차명폰을 이용해 최순실씨와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고 한다. 차명폰은 윤전추(38) 청와대 행정관이 다른 사람 명의로 같은 날 두 대를 개통해 박 대통령과 최씨에게 각각 한 대씩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헬스트레이너 출신인 윤 행정관은 최씨의 주선으로 청와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대통령은 최씨가 독일로 건너간 지난해 9월 3일부터 검찰 수사를 받기 위해 귀국하기 나흘 전인 10월 26일까지 최씨와 127차례 통화한 내역이 드러났다. 앞서 10월 24일에는 '최씨의 태블릿 PC'가 언론에 처음 보도됐고, 박 대통령은 다음 날인 25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박 대통령은 24일부터 25일 새벽까지 최씨와 10여차례 통화했다고 특검팀은 말했다. 특검팀은 최씨와 박 대통령이 말 맞추기 등 증거인멸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통화를 한 지난해 10월 26일의 통화 내용 등은 관련자 진술이 있다고 밝혔다. 최순실씨는 그날 오후 박 대통령이 전화를 받지 않자 조카인 장시호(38·구속 기소)씨를 시켜 언니인 최순득(65·장씨의 어머니)씨가 윤전추 행정관의 차명폰으로 전화를 걸게 한 뒤 박 대통령과 통화하도록 했다고 한다. 장씨는 특검에서 "대통령이 어머니(최순득)와 통화하면서 이모(최순실)를 귀국시키라고 했고, 내가 이를 이모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지난해 10월 30일 귀국해 검찰에 구속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특검이 대통령과 최씨가 수백차례 통화했다고 주장하지만 직접적 근거가 없는 추정"이라며 "특검이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서울행정법원 심리에서 특검 측 김대현 변호사는 "핵심 증거들이 청와대 경내에 존재한다는 확신이 있다"고 했다. 심리에선 국가기관인 특검이 법적으로 청와대를 상대로 소송을 내는 것이 가능한지, 청와대가 압수 수색을 승인하지 않은 것이 정당한 처분인지 등을 놓고 양측이 첨예하게 맞섰다. 청와대 측은 "특검이 낸 종류의 소송(항고 소송)은 공권력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국민이 내는 것이어서 소송은 각하돼야 한다"고 맞섰다. 기고자 : 신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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