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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에 가까운 북유럽의 발트해(海)가 올겨울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얼음 두께가 눈에 띄게 얇아지고 얼지 않는 해역도 늘고 있다. 지난 13일 핀란드기상연구소에 따르면, 핀란드 서해안인 보스니아만 북부는 예년 겨울엔 두께 25~50㎝로 완전히 얼어붙는데, 올해는 얼음 두께가 10~25㎝로 얇아졌고, 얼지 않은 해역도 관측됐다. 평균 15~40㎝ 두께로 어는 핀란드만(灣)도 얼음이 얼지 않은 면적이 이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헬싱키 앞바다는 가장자리만 10~20㎝ 두께로 얼었다.

요우니 바이니오(Vainio) 기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핀란드 공영방송 인터뷰에서 "겨울이 오다 말고 낮잠을 자는 것 같다"며 "러시아와 가까운 일부 항구에는 쇄빙선도 필요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미국 빙설데이터센터(NSIDC)도 "올 1월 북극해를 덮고 있는 얼음 면적이 위성 관측 38년 만에 가장 작다"고 밝혔다.

올겨울 중부 유럽에 기록적인 한파(寒波)가 몰아친 것과 달리, 오히려 스칸디나비아 반도에는 평년보다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다. 헬싱키는 1월 내내 영하 15도 이하의 강추위가 이어지는데, 올해는 그 기간이 2주 정도로 짧았다. 1월 중순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 남부 유럽까지 한파가 기승을 부려 동사자가 속출했을 때도, 헬싱키 등 핀란드 남부 지역은 영하 5~10도 안팎으로 덜 추웠다.

이 같은 이상 기후는 북극 지방의 한랭 기류인 '폴라 보텍스'가 지구온난화로 약해진 제트기류를 뚫고 남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폴라 보텍스는 극지방을 소용돌이처럼 휘도는 영하 50~60도의 찬 공기다. 평상시엔 극지방에 갇혀 있지만 제트기류가 약해지면 남쪽으로 한기를 내려 보낸다. 바이니오 연구원은 "겨우내 해상에 바람이 거세게 분 것도 얼음이 얼지 않는 데 한몫을 했다"고 말했다.

[그래픽] 2017년 2월과 평년 2월 발트해 얼음 분포 기고자 : 정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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