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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이성주)는 16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던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홍 지사는 지난 2015년 자원개발 비리 관련 검찰 수사를 받다가 자살한 성 전 회장이 남긴 '홍 지사에게 1억원을 줬다'는 취지의 메모와 녹음 파일 때문에 수사선상에 올랐다. 검찰은 홍 지사가 2011년 6월 당시 한나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성 전 회장의 측근 윤승모씨를 통해 1억원을 받은 혐의가 있다며 기소했다. 홍 지사는 줄곧 관련 혐의를 부인했지만,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법은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돈을 전달할 당시 상황에 대한 윤씨의 진술이 부정확하고 수차례 진술을 번복하는 등 믿기 어렵다"며 "홍 지사가 돈을 받을 만한 동기도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씨는 2015년 4월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성 전 회장에게 1억원을 받아서 국회의원 회관 사무실에서 홍 의원에게 건넸다"고 진술했었다. 지난해 9월 홍 지사에게 유죄를 선고한 1심은 "윤씨의 진술이 일관된다"고 봤으나, 서울고법은 "윤씨가 돈을 들고 갈 때 의원회관 뒤쪽 출입구를 이용했다고 했는데 당시 증축 공사로 뒤쪽 출입구는 폐쇄된 상태였다"며 "윤씨가 진술한 당시 홍 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 구조가 실제와 달랐다"고 했다.

자원개발 수사는 2015년 3월 당시 이완구 총리가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하겠다"는 담화를 발표하며 시작됐다. 검찰은 '이명박 정권 인사들에 대한 손보기 차원이 아니냐'는 지적에도 경남기업과 한국석유공사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 수색하면서 수사를 밀어붙였다. 그러나 성 전 회장이 여권 정치인 8명의 이름과 그들에게 주었다는 돈 액수 등이 적힌 메모를 남기고 자살하면서 불똥이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에게 튀었다.

검찰은 이후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을 5500억원대 배임 혐의로, 김신종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을 220억원대 배임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강 전 사장은 지난해 1심과 2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고, 김 전 사장도 지난 10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전 총리에게도 지난해 9월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기고자 : 박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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