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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대선 주자들과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주말인 18~19일 하루 차를 두고 잇달아 대구를 찾았다. 지난 16일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관련 2심(審)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홍준표 경남지사도 이번 주에 울산과 대구에서 특강을 하기로 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권(野圈) 주자들에게 밀려왔던 범여권 대선 주자들이 전통적 텃밭이었던 영남에서부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싸움에서 영남 유권자들이 어떤 주자를 선택하느냐가 대선 구도에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대선 주자들은 19일 대구를 찾아 당원 간담회를 열고 시내 중심가를 돌며 시민을 만났다. 이날 일정에는 원유철·안상수 의원과 김관용 경북지사, 김문수 전 경기지사, 이인제 전 의원,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등 지금까지 직간접으로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주자 전원이 참석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행사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을 겨냥해 "자기 아버지(유수호 전 의원) 때부터 우리 당에서 혜택 보던 사람이었는데 어려울 때 (당을) 버리면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며 한국당 지지를 호소했다. 한국당은 지난 17일에는 부산을 찾아 부산시당 현판식 행사도 열었다.

앞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토요일인 지난 18일 대구를 찾아 김범일 전 대구시장 등 지역 원로들을 만나 지지를 요청했다. 유 의원은 이날 대한노인회 대구시연합회를 찾아 "(대선 때) 자유한국당과 당을 합치지는 않더라도 보수 후보 단일화는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TK(대구·경북)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탄핵 반대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런 만큼 한국당 후보 등과의 '보수 후보 단일화'를 내걸고 영남권 표심을 잡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대구 동을을 지역구로 둔 유 의원은 지난 17일에는 경남 창원에서 특강을 하는 등 지난달 출마 선언 이후 영남 지역을 여섯 번 찾았다.

지난 16일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홍준표 경남지사도 오는 24일 울산시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다. 그는 조만간 대구시 공무원 대상 특강도 가질 계획이라고 한다. 공식 대선 출마 선언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결정 이후로 미뤘지만 영남 지역 '특강 정치'로 대선 캠페인에 나선 셈이다.

홍 지사는 보수층을 겨냥한 페이스북 활동도 재개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국수주의가 판치는 세계사의 흐름에서 우파(右派) 열린 민족주의만이 (우리의) 살 길"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실패로 우파들이 일시적으로 위축돼 있지만 곧 전열이 재정비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범여권 대선 주자들이 영남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은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 결정이 3월 13일 이전에 내려질 것이란 관측과 관련 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문재인·안희정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앞서나가자 핵심 지지 기반인 영남권 민심부터 다잡으며 전열 정비에 나섰다는 것이다.

현재 범여권 주자 중에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영남권 지지율이 가장 높다. 하지만 지난 17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문재인·안희정 후보의 TK·PK(부산·울산·경남) 지역 지지율이 황 권한대행보다 TK에선 4~9%포인트, PK에선 6~22%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황 권한대행은 대선 출마 여부가 불투명하다. 여권 관계자는 "범여권도 이제는 조기 대선을 상정하고 지지층 결집을 통해 대선전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기고자 : 최경운 양승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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