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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6개월 만에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또다시 강조했다. 우리 측도 "사드 배치는 북한 위협에 대한 자위적 방어 조치"라며 강행 의사를 밝혀 사드를 놓고 양측의 팽팽한 갈등이 이어졌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18일(현지 시각) 독일 뮌헨에서 양자회담을 갖고 사드 배치와 북핵 문제 등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두 장관의 직접 만남은 지난해 8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회담 이후 처음이다.

왕 부장은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대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힌다"면서 "한국이 배치 절차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우리 측이 사드는 북한 위협 때문에 도입하는 것이고, '방어' 임무에만 투입될 것이라고 설득했지만 중국은 우리 입장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윤 장관은 "지난 12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얼마나 실제적이고 임박한 것인지 보여준다. 이는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확인해 주는 것"이라고 했다. 윤 장관은 이어 "중국 내 (사드 보복) 움직임이 경제·문화·인적 교류를 넘어 순수한 예술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도록 중국 정부가 조치를 취해달라"고 했다. 반면, 왕 부장은 "정부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중국민들의 정서가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양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반대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의 철저한 이행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했다고 외교부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윤 장관은 이날 '뮌헨안보회의' 한반도 세션 선도 발언을 통해 "북한이 핵무장 최종 단계에 근접했다"면서 "북한이 임계점(tipping point)에 다다르기 전까지 1~2년밖에 남지 않았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되돌리지 못한다면 북핵 위협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대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윤 장관 발언은 5차례 핵실험과 핵탄두 장착용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통해 북한이 핵무기 실전 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북핵을 이대로 방치하면 "우리 머리 위에 '다모클레스의 칼'과 같은 북한의 '핵 검'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다모클레스의 칼'은 한 올의 말총에 매달린 칼을 의미하는 것으로, 절박한 위험을 지칭한다.

윤 장관은 또 "북한은 지난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최소한 26번 위반했는데 유엔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서 "북한이 가장 대표적인 규범 파괴자인 동시에 상습적 범법자에 지나지 않음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장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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