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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38석을 얻는 돌풍을 일으키며 그 직후 당 지지율을 25%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당 지지율이 10~12%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월 말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창당 작업에 나섰을 때 17.4%(리얼미터) 지지율을 기록하며 한국당을 제쳤던 바른정당도 지금은 한국당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두 당의 대선 주자인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과 손학규 전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바른정당의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의 지지율을 다 합해도 12%(17일 한국갤럽)다. 민주당 문재인·안희정·이재명 후보의 합(合) 60%의 5분의 1이다.
이처럼 당 지지율 하락에 대선 주자들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바른정당에선 지도부 책임론까지 제기됐다. 김용태 대선기획단장은 지난 19일 "당이 존재감을 잃으면서 32석을 가진 바른정당 지지율이 6석에 불과한 정의당에 뒤지기도 한다"고 했다. 이에 바른정당은 23일 당 대선 주자와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끝장 토론을 여는 한편 당 고문을 맡고 있는 김무성 의원을 전략기획본부에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도 활로 모색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이 치러진 2012년 정치권에 '안철수 현상'을 일으킨 안 의원의 지지율이 10% 전후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당내에선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두 당 관계자들은 지지율 부진 원인으로 "유권자들 지형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반으로 극명하게 갈린 탓"이라고 진단했다. 탄핵 찬반 세력이 민주당과 한국당으로 각각 결집하면서 '합리적 개혁'과 '개혁적 보수'를 내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지지 기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또 두 당이 보수와 진보 진영의 지역적 기반인 영남과 호남에서 각각 한국당과 민주당에 우위를 내준 것도 부진 원인으로 꼽힌다.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최근 각각 호남과 영남을 자주 찾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박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면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에서 박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내려질 경우 유권자들은 '문재인이냐 아니냐'를 놓고 진지한 고민에 들어갈 것"이라며 "결국 '문재인 패권'에 반대하는 중도 성향 유권자들이 국민의당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바른정당 관계자도 "박 대통령이 탄핵되면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한국당 대신 바른정당을 대안으로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선 "탄핵 결정 이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제3지대' 연대를 성사시킬 수 있느냐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결국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바른정당은 한국당과 다시 합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탄핵 결정 이후 진보·보수 유권자들이 각각 민주당과 한국당으로 더 쏠릴 수 있고 이럴 경우 국민의당 호남 지역 의원들과 바른정당 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합당론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수 진영에선 한국당과 바른정당을 하나로 합치라는 요구가 이미 나오고 있고, 당적과 상관 없이 보수 성향의 대선주자를 한 데 모아 경선을 치르자는 '범보수 원샷 경선' 제안도 나온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대선까지 내내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보수 합당론에 힘이 실리면서 당이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대구 출신인 유승민 의원이 '보수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고, 이에 수도권 출신인 남경필 경기지사가 반발하는 것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그래픽] 국민의당·바른정당의 정당 지지율 / 국민의당·바른정당 주요 대선 주자 지지율 기고자 : 최경운 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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