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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년 전 한반도에는 캥거루처럼 뒷발로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포유동물이 살았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맹식)는 경남 진주에 있는 중생대 백악기(1억4500만년 전~6600만년 전) 지층에서 뒷발로 뜀걸음(hopping)하는 형태의 포유동물 발자국 화석 9쌍을 발견했다고 21일 밝혔다. 진주에서 발굴해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Koreasaltipes Jinjuensis)로 이름붙였다.

백악기 지층에서 뜀걸음을 하는 포유동물 화석이 발견된 것은 세계 최초다. 백악기보다 앞섰던 중생대 쥐라기(2억1000만년 전~1억4500만년 전) 뜀걸음동물 화석이 아르헨티나에서 발견됐지만 백악기 화석은 없었다. 한반도에서 이 시기 포유동물 화석이 나온 것도 처음이다. 임종덕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중생대 포유류는 대부분 나무 위나 물속에서 살았는데 뜀걸음 포유동물은 땅 위를 빠르게 뛰어다녔던 '모험적'인 개체가 있었다는 증거"라며 "화석이 발견된 지층을 보면 이 생물은 호숫가에서 서식하며 육식공룡과 악어의 먹이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미국·중국 3개국 연구진의 공동 연구 결과 몸집 10㎝, 무게 0.5~1.5㎏ 정도로 추정되는 이 동물은 아메리카 대륙에 서식하는 캥거루쥐와 비슷한 방식으로 뜀걸음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임 연구관은 "캥거루쥐와 생김새, 걸음걸이가 닮았지만 백악기는 현생 설치류가 등장하기 전이라 캥거루쥐의 먼 선조로 보기는 어렵다"며 "몸무게가 가벼워 발자국 화석이 잘 남지 않는데 '로또' 당첨될 확률보다 낮은 일이 일어난 셈"이라고 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백악기 연구(CR)' 인터넷판에 지난 7일 실렸다. 연구소는 이 화석을 내년 하반기 대전 천연기념물센터에서 전시할 계획이다. 기고자 : 양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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