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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가야 시대 최고 지배 집단의 무덤이 모여 있는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 518호분은 순장자의 지위에 따라 축조 순서와 무덤 크기가 달랐다는 발굴 결과가 나왔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21일 공개한 518호분 보고서를 통해서다. 1500년 전 대가야의 순장조는 어떻게 무덤에 들어갔을까.

A: 순장은 한 집단의 지배자가 사망했을 때 아내와 신하, 시종 등을 함께 묻는 풍습이다. 사후(死後)에도 피장자(被葬者)의 평소 생활이 그대로 이어진다는 믿음에서 비롯됐다.

가야문화재연구소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지산동 고분군의 518호분을 발굴했다. 타원형의 봉분은 지름이 16.4m. 6세기 초반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의 봉토 안에 주인공을 가운데에 묻고 유물이 묻힌 부장곽(副葬槨)을 나란히 뒀으며 순장 무덤 5기를 만들었다. 연구소는 "순장자 무덤 5기가 크기도 각각 다르고, 묻힌 순서도 달랐다"고 했다. ①제일 먼저 주인공(주곽)을 가운데에 묻으면서 주변에 3~5호 순장곽을 묻고 ②이 무덤들의 흙을 쌓으면서 2호 순장곽을 ③마지막으로 주인공 발치 쪽에 1호 순장곽을 묻은 후 봉토를 쌓아 올려 무덤을 완성했다는 것이다.

정인태 연구사는 "1호 순장곽은 가장 마지막에 조성됐고 주인공 발치 쪽에 묻힌 점, 순장곽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인 점, 금동제 귀걸이가 출토된 점 등으로 볼 때 가장 신분이 높고 주인공과 가까웠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주인공의 아내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2호 순장곽에서는 칼(환두대도)이 출토돼 호위 무사일 가능성이 점쳐졌다. 즉 가장 신분이 낮은 순장자들이 3~5호에 먼저 묻히고 호위 무사, 아내의 순서로 순장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주인공의 유물을 묻은 부장곽에서는 관모(冠帽)에 다는 새 날개 모양의 금동제 장식, 하트 모양의 장식을 매단 금은제(金銀製) 귀걸이, 갑옷과 투구, 화려하게 장식된 마구(馬具) 등이 출토됐다. 연구소는 "출토 유물의 수준을 볼 때, 대가야 전성기의 지배자 무덤임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는 대가야 지배 집단의 고분 700여 기가 있다. 1970년대 발굴한 44호분에서는 32기의 순장 무덤이 확인됐다.

[그래픽] 고령 지산동 518호분 전경 기고자 : 허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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