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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들은 이날 오전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특검 연장 승인부터 요구했다. 이와 함께 "황 권한대행이 특검 연장을 거부할 경우, (특검을 50일 연장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국회가 처리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황 권한대행은 특검의 활동 기간 연장 판단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은 "(특검법 제정 당시) 본수사 기간으로 100일을 주장했으나, 70일로 줄이고 필요하면 연장키로 합의했던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측은 "태생부터 편파적인 특검"이라며 "거의 석 달째 활동 중인데 이제 그만하면 됐다"고 했다. 윤상직 의원은 "오는 3월 13일 이전에 탄핵 여부가 결정될 것인데 특검 수사 활동의 정치적 취지는 달성한 것이 아니냐"고 했다. 개정안 통과의 열쇠를 쥔 바른정당 소속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아직 황 권한대행의 입장 표명이 없는 상황에서 여야가 합의된 법률을 무력화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개정안 상정을 거부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와 법사위는 1시간 만에 정회됐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긴급 의원총회에 이어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특검 연장 및 개혁 입법 관철을 위한 결의 대회'를 열었다.
민주당 추미애, 국민의당 박지원, 바른정당 정병국,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회동을 갖고 "황 권한대행이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 요청에 대한 입장을 오늘까지 명확히 밝히라"고 했다. 그러면서 "황 권한대행이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면 국회는 국민의 절대적 요구에 따라 특검법 개정안을 23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도 했다.
야권 대선 주자들도 일제히 반발했다. 문재인 민주당 경선 후보는 "자유한국당과 황교안 총리가 거부할 재량과 권리는 없다"며 "특검 수사가 충분하지 못했던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비협조가 원인인데, 이제 와 반대하는 것은 국민 공분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안희정 후보 측 박수현 대변인도 "(특검 연장은) 권한대행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촛불 민심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했다. 같은 당 이재명 후보는 "황 권한대행이 연장을 거부하면 국회는 황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에 착수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 측은 "황 권한대행이 특검 연장을 승인하지 않는다면 수사 방해 목적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특검 연장 요구는) 협박이자 전형적 대선용 정치 공세"라며 "황 권한대행은 야권의 무리한 특검 수사 기간 연장 요구에 개의치 말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국당은 "(본회의 강행 처리 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본회의가 열리지 않도록 막겠다"고 했다.
여야가 맞선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바른정당 입장이다. 바른정당과 이 당 소속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황 권한대행의 입장 표명을 일단 지켜보겠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내심 "특검은 연장돼야 하지만, 개정안 처리는 실효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바른정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국회가 특검법 개정안을 통과시켜도 황 권한대행의 법률 공포 내지 거부권 행사가 늦어지면 현행 특검 활동은 종료된다"며 "따라서 황 권한대행이 법 개정에 앞서 현행법에 의거해 '30일 연장'을 승인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방안"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각 주체가 과연 특검 수사 연장을 진정으로 희망하고 있느냐는 관측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특검팀으로선 자신들 손으로 대통령을 구속하는 '악역(惡役)'을 맡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특검 연장이 막힐 경우 국민적 분노가 다시 일 것이기 때문에 야당으로선 대선 국면에서 그 효과가 더 나을 수 있다"며 "'특검에 의한 대통령 구속'으로 불 수도 있는 역풍을 피하는 효과도 있다"는 말도 하고 있다. 기고자 : 선정민 김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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