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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말 울산으로 옮긴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가장 큰 현안이 수도권에 남아 있는 건물과 부지를 매각하는 일이다. 정부는 혁신도시로 공공기관을 이사하게 하면서 수도권에서 쓰던 땅이나 건물 등 기존 부동산을 팔아 새 청사 건축비나 땅값 등 이사 비용을 충당하도록 했다. 하지만 연구원의 267억원짜리 경기도 의왕 땅은 아직도 팔리지 않고 있다. 이사비를 마련하려고 금융권에서 270억원가량 대출까지 받았다. 올해 이자와 의왕 건물 관리비가 8억원이 넘는다.

혁신도시로 공공기관들이 이사를 가면서 수도권에 남겨놓은 건물이나 땅이 약 30만㎡(약 9만평)로 1조원 규모에 달한다. 지방 이전 일정에 쫓겨 이사를 했지만 '두 집 살림'을 하게 되면서 금융기관 대출 이자나 관리비 등으로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체 혁신도시 이전 대상 115곳 중 지방으로 이사를 갔거나 앞둔 16개 기관(14%)이 수도권의 기존 건물과 땅을 처분하지 못했다. 이 중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한국전력기술 등 5개 기관은 이사비를 대출받았다. 이들이 올해 금융기관에 내야 하는 이자만 40억원이 넘는다.

정부에선 지금 팔리지 않고 있는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소유 부동산은 사실상 '악성 재고'로 보고 있다. 2~3년간 부동산을 처분하려고 했지만 공매(公賣·공공기관 자산을 경매에 부치는 것)에서 유찰되기 일쑤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물이나 땅을 사려는 사람이나 기업이 많지 않다"며 "연구원 부지나 고층 건물 중 2~3개 층만 팔아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상업적으로 활용하기가 어려워 매각이 힘든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래픽] 수도권에 못 팔고 남은 공공기관 소유 부동산 기고자 : 정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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