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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기 폭파범 김현희〈사진〉가 23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백두혈통은 죽이지 않는다'는 원칙이 깨졌다"고 말했다.

백두혈통이란 김일성의 직계 자손을 뜻하는 말이다. 김정일은 동복(同腹) 누이 김경희를 제외한 다른 이복형제들을 '곁가지'로 분류해 철저하게 감시했지만 죽이지는 않았다. 반면 김정은은 집권 후 만 5년 2개월 만에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했다.

김현희는 이 인터뷰에서 "김정은의 통치를 저해하는 세력, 명령이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불평하는 사람, 반기를 들고 탈북한 사람, 한국 주요 정치가 등이 다음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정일의 이복동생 김평일·김현, 김정은의 이복 누나 김설송·김춘송,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북한 공사, 대북 강경 노선을 걷는 한국 정치인 등이 모두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현희는 "북한 정찰총국에서 임무를 실행할 때는 보통 3~6명 정도가 한 팀이 되는데 이번에는 8명이 관여한 것이 특징"이라며 "임무가 중요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한다"고 했다.

김정은이 김정남을 제거한 이유에 대해선 "2013년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사건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며 "(김정은이) 김정남에게 장성택이 생전에 준 자금 일부를 반환하라고 했는데 김정남이 듣지 않자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현희는 "CCTV 영상을 보면 인도네시아·베트남 국적 여성들이 암살 대상자(김정남)에게 접근한 뒤 망설임 없이 움직였다"며 "대상자의 인상착의는 알고 있었지만, 김정남인 줄은 몰랐을 것"이라고 했다. 범행 준비에 대해선 "(외국인) 회유·교육에 수개월이 걸렸을 것"이라고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또 "김정남 암살 사건 이후 북한 당국이 외교관·주재원들에게 '동료나 친구가 수상하게 행동하면 즉시 보고하라'며 밀고를 장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 외교관이나 주재원들은 서로 말조심을 하고 있다"며 "만나도 상대방이 자기에 대해 어떤 보고를 할지 몰라 입조심을 하느라 김정남 암살 이야기를 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기고자 : 김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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