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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피니언면에 독자 칼럼으로 '영어, 누리과정부터 공교육으로 책임지자'는 글이 실렸다. 사교육 부담 완화와 평등한 교육 기회 부여, 그리고 외국어 습득 효율성을 감안한 제안인데 결정적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재작년 육아정책연구소에서 외국어 교육의 적절 시기를 알아보기 위해 중국어 실험 교육을 했다. 5세, 초등 3학년, 대학생 그룹을 20명씩 주 5회, 4주간 같은 강사가 가르쳤다. 유아들은 웃으며 아주 재미있게 배웠다. 세계적으로 이미 많은 연구가 밝힌 '유아가 아동이나 성인보다 언어 교육 효과가 작다'는 이론을 뒤엎을 것 같았다. 4주 후에 교육 효과를 듣기, 말하기, 읽기로 나눠 분석했다. 셋 모두 유아가 가장 낮았다. 듣기와 읽기는 대학생이 가장 높고, 말하기는 초등학생이 대학생보다 약간 높았다.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들은 흔히 늦게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 한국어를 배운 외국인들이 방송에 출연해 우리말을 잘하는 것을 보면 나이 탓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일단 모국어 습득 후에 얼마든지 외국어 학습이 가능하다. 아직 외국어를 배워야 할 간절한 동기가 없고 인지 능력이나 뇌도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유아에게 외국어 학습은 무리다. 뇌 발달에 사용해야 할 에너지를 어려운 외국어 학습에 소모해 뇌가 부실하게 발달하거나 다른 발달에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유아기는 모국어 습득을 바탕으로 사고력과 창의력이 활발하게 발달하는 시기이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효과가 미미한 외국어를 강요하면 득보다 실이 훨씬 클 것이다.

우남희 육아정책연구소장 기고자 : 우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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