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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권에 비판적 성향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지원을 끊을 목적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강요)로 구속 기소된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오는 28일 열릴 첫 재판을 앞두고 대규모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최근 검찰총장을 지낸 김기수(77) 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수 전 총장이 합류하면서 김 전 실장이 선임한 변호인은 11명에 달하게 됐다.

앞서 김 전 실장은 헌법재판관을 지낸 김문희(80) 변호사, 서울북부지법원장을 지낸 김경종(63) 변호사, 차장검사를 지낸 황성진(70)·정동욱(68) 변호사 등을 선임했다. 법원과 검찰에서 고위직을 지낸 전관(前官) 변호사들이 두루 포진한 것이다. 김 전 실장은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을 지낸 검찰 출신이다.

변호인단 가운데 김문희·김기수·황성진 변호사는 모두 김 전 실장과 경남고 동문이다. 새로 변호인을 맡게 된 김기수 전 총장은 김 전 실장보다 고교에 1년 늦게 입학했으나 김 전 실장이 집안 형편으로 1년을 유급(留級)하면서 졸업은 같은 해에 했다고 한다. 김 전 실장은 김 전 총장보다 4년 앞선 1960년에 고시에 합격해 검찰은 선배다. 김 전 실장이 법무부 장관이던 1992년 김 전 총장은 법무부 보호국장(검사장)으로 함께 근무했다.

정동욱 변호사는 김 전 실장이 검찰총장일 때 대검 공안과장, 법무부 장관일 때 법무부 법무과장을 지냈다.

김 전 총장은 "고교 시절 같은 반인 적도 있었고 동기 동창이라 돕게 됐다"며 "이틀 전 (구치소에서) 만난 김 전 실장이 고맙다고 하더라"고 했다. 정 변호사는 "대부분 자원해서 변호를 맡기로 했다"며 "변호인이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 이외에도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의 재판이 속속 본격화하면서 변호인단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변호사 출신인 조윤선(51·구속 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김앤장 소속인 남편 박성엽(55) 변호사를 비롯해 8명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안종범 전 수석 등에게 뇌물 5900만원을 준 혐의로 22일 구속 기소된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는 '엘케이비' 등 로펌 세 곳에서 14명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우병우(50) 전 민정수석은 21일 열린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 전담 판사 출신 전관 변호사 2명을 선임했고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그래픽]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변호인들 기고자 : 윤주헌 김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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