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엔 숙제가 있었다. 여자는 이상화에 이어 김보름이라는 스타가 등장했지만, 남자는 이승훈의 뒤를 이을 선수가 눈에 띄지 않은 점이다.

고민의 실마리가 이번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풀렸다. 바로 김민석(18)의 등장이다. 김민석은 23일 남자 1500m에서 1분46초26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 일본의 오다 다쿠로(1분46초76)를 0.5초 차로 제쳤다. 김민석은 전날 이승훈·주형준과 함께 출전한 팀추월과 함께 대회 2관왕이 됐고, 매스스타트에서도 동메달을 추가했다. 3월에 고 3이 되는 김민석은 고교생 신분으로 아시안게임 2관왕을 차지하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김민석은 "목표는 팀추월 금메달뿐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며 "내 몸을 믿고 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연맹에선 일찌감치 김민석을 차세대로 점찍고 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쇼트트랙으로 빙상계에 입문한 김민석은 이듬해 곧바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뒤 무섭게 성장했다. 지난 2014년엔 15세의 나이로 최연소 국가대표에 뽑혔다. 지난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선 대회 신기록 3개를 세우며 4관왕에 올랐다. 대회 최우수 선수도 그의 차지였다.

무럭무럭 자라는 김민석이지만 올림픽 메달을 바라보기엔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있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성인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만큼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민석은 지난 12일 평창 동계올림픽 테스트이벤트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강릉)에서 5위에 올라 가능성을 보였다. 마치 '내 목표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아니라 내년 열리는 평창'이라고 말하는 듯한 성적이다. 실제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목표를 묻는 말에 김민석은 "평창 메달권에 들고 싶다"고 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이 확실한 '포스트 이승훈'을 보유하게 됐다"며 "김민석은 어린 나이지만 전혀 주눅이 들지 않는 강철 심장의 소유자다. 우리도 평창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고자 : 석남준
본문자수 : 1018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