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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 미사일 도발에 매우 화가 나… 만나기엔 너무 늦었다"

로이터 인터뷰… "사드배치 가속"
    조의준 김진명

    발행일 : 2017.02.25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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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각)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 "매우 화가 난다"며 "한국·일본에 (사드 등) 미사일 방어체계(MD)를 가속화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한·일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또 김정은과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서도 "너무 늦었다"며 사실상 '대화 배제' 선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김정은)가 한 일(미사일 도발)에 매우 화가 났고,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핵 대책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가속화하는 것 외에도 많은 선택지가 있다"며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했다. 이에 따라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조기 배치 외에도 장거리 폭격기 같은 미국의 전략 무기의 한반도 순환 배치 등 추가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내 생각으로는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쉽게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중국이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한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환율 조작의 그랜드 챔피언"이라며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예고했다.

    김정은과 만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나는 절대 '노(no)'라고는 하지 않는다"면서도 "그것은 아마도 매우 늦었다(very late). 지금 그림상 매우 늦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 대선 기간에 "김정은과 '햄버거 대화'도 할 수 있다"고 했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미국이 대북정책을 재검토하는 와중에 미사일 도발과 김정남 암살 사건이 터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영향을 준 것"이라며 "북한 문제가 미·중 교역 문제에 버금가는 중요 이슈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23일 로이터 통신 인터뷰는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 북한과 중국에 확실한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이후에도 "아주 중대한 문제로 강력히 다룰 것"이라고만 했을 뿐 더 이상의 비판을 하지 않았었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베이징발 기사에서 "트럼프의 침묵은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할 것이라는 신호"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작심한 듯 "북한에 매우 화가 난다"며 초강경 발언을 쏟아냈고 "(김정은과의 만남은) 너무 늦었다"며 현 시점에서 대화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번 인터뷰가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발언과 다른 것은 북한 이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내용도 훨씬 구체적이라는 점이다. 그는 지금껏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할 것"이라고만 했고, 기자회견 등을 통해 북한 문제는 "우선순위가 높다"거나 "크고 큰 문제" "매우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고 단편적으로만 답했다.

    반면, 이날 인터뷰에선 한·일 미사일 방어 체계를 언급하며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가속화하는 것은 많은 선택지 중 하나"라며 "그보다 더 많은 대책도 있는데, 어떻게 될지 두고보자"고 했다. 사드 조기 배치뿐 아니라 추가 조치의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이다. 이는 대통령 당선 후 북핵 문제를 주제로 첫 정보기관 보고를 받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이 문제와 관련해 상당한 정보를 축적했음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 상황에서 (김정은과의 대화는) 너무 늦었다"고 한 것은 미국 내 일각에서 나오는 미·북 간 직접 대화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 백악관 NSC(국가안보회의)를 중심으로 대북 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진행 중인 것을 감안하면, 대북 제재의 고삐를 더욱 죄는 쪽으로 정책 방향이 정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생명줄을 쥔 중국에 대한 정치·경제적 압박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최근 중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 중단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면서도 "중국은 북한에 대해 엄청난 통제권을 갖고 있다. 중국은 자신들이 원하면 북한 문제를 매우 쉽고 아주 빨리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압박이 미온적이라고 판단되면, 중국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관과 개인 제재)' 카드 등 직접 압박 수단을 쓸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는 이어 "중국은 환율 조작의 그랜드 챔피언"이라며 "나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한다는) 내 입장에서 변하지 않았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 한번 보자"고 했다. 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언급하면서 "군사 전략은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허용되지 않았어야 할 일들이 많이 일어났고, 중국의 인공섬 건설은 좋아하지 않는다(not happy)"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2010년 미국과 러시아 간에 체결된 '뉴 스타트(New START)' 협정의 개정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 협정은 대규모 핵탄두 감축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편협한 협정"이라며 "우리는 핵 전력에서 어떤 나라에도 절대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 점점 강도가 세지는 트럼프의 북한 관련 발언
    기고자 : 조의준 김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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