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러시아 국방장관이 시리아 내전에서 자국이 개발한 최신 무기 162종을 시험한 사실을 밝혔다고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이 지난 2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러시아 하원 연설에서 "우리는 162종의 현대화된 최신 무기를 시리아에서 시험했다"며 "매우 효과가 좋음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대 이하의 성능을 보인 건 오직 10개 정도의 무기뿐"이라고 했다. NPR은 "러시아가 2015년 9월 시리아 내전에 참가한 후 그들의 군사력을 과시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동안 국제사회에선 러시아가 시리아를 사실상 사격 훈련장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지난 22일에는 유럽 주둔 미 육군사령관이 영국 BBC에 출연해 "우리가 시리아에서 목격하는 것은 러시아의 불필요한 화력 사용과 군사력 과시"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케넌연구소의 알렉산드르 골츠 연구원은 "러시아의 무기 시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라며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원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고립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방에 자신들과 대화할 것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했다.

러시아 국내 정치 사정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러시아 국민은 1991년 구소련 붕괴 이후 국제사회에서 러시아가 힘을 잃어버린 데 대해 자괴감을 느끼고 있는데, 현대화된 무기를 사용함으로써 러시아 국민에게 러시아가 세계 무대에서 주연으로 설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삼았다는 것이다.

기고자 : 남정미
본문자수 : 797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