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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진리교 도쿄지하철역 사린가스 살포 사건의 주범 중 한 명인 나카가와 도모마사(中川智正·54·사진)가 말레이시아 경찰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에 이미 "김정남이 VX 신경작용제에 당한 것 같다"는 편지를 미국의 테러 전문가인 앤서니 투(86) 미 콜로라도주립대 명예교수에게 보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신흥 종교단체인 옴진리교는 1995년 출근 시간 도쿄 지하철에 사린가스를 살포해 13명을 숨지게 하고, 6300명을 다치게 했다. 이 단체는 앞서 VX를 이용해 외부 스파이로 의심을 받은 회사원 신도 1명을 죽이고, 옴진리교 반대 운동을 펼친 외부 인사 2명에게 중상을 입히기도 했다. 일본 공안 당국에 따르면, 지금까지 VX를 실제 테러에 사용한 사건은 옴진리교와 김정남 암살 등 두 건뿐이다.

편지를 보낸 나카가와는 의사 출신으로, 옴진리교 교주 아사하라 쇼코(62)와 함께 사형선고를 받고 수감 중인 10명 중 한 명이다. 아사하라 교주의 주치의였고, VX 테러 때는 실행범들이 범행 과정에서 중독 증상을 보일 때 치료하는 역할을 했다. 체포 후엔 범행을 뉘우치고 자백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터진 직후 '김정남이 눈의 통증을 호소했다'는 보도 내용을 보고, 자신을 지속적으로 접촉해온 투 교수에게 "눈에 VX를 발랐다면 아픈 게 당연하다. 공항에서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편지를 보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또 김정남의 입에 거품이 있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도 "VX는 기도의 분비물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VX라고 보면 모순이 없다"고 했다. 그는 "VX는 맹독이지만 사린과 비교하면 기화(氣化)하지 않기 때문에 처리하기가 쉽다"면서 "나도 손에 장갑만 끼고 VX를 취급했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