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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열린 탄핵 심판 최종 변론에서 변호인을 통해 자신의 최종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발표했다. 박 대통령 측 이동흡 변호사(전 헌법재판관)는 이날 오후 "대통령께서 전해온 서면(書面)이 있는데 이 자리에서 말하고 싶다"고 했다. 재판부가 발언권을 주자 이 변호사가 18분간 의견서 내용을 읽었다.

박 대통령은 의견서를 통해 자신에 대한 탄핵 사유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지난 20여년간 정치 여정 중 단 한 번도 부정부패에 연루되지 않았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한 신념을 가지고 펼쳐왔던 정책들이 특정인(최순실씨)의 사익을 위한 것이라는 오해와 의혹에 휩싸여 모두 부정하게 인식되는 현실이 참담하고 안타깝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의견서 말미에 "저는 앞으로 어떤 상황이 오든 소중한 우리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갈라진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지금의 혼란을 조속히 극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나가겠다"고 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씨 손에 정부 인사 및 외교 기밀 자료까지 쥐여줬다는 의혹을 가장 먼저 해명했다. 박 대통령은 "연설의 중요 포인트는 보좌진이 작성했지만 전문적 용어 등으로 국민에게 진심이 전달되지 않는 경우를 가끔 경험했다. 그런 연유로 보통 국민이 이해하기 쉽고 공감할 수 있는 쉬운 표현에 대해 최씨에게 조언을 듣기도 했다"며 "최씨는 그동안 제 주변에 있었지만 어떤 사심을 내비치거나 부정한 일에 연루된 적이 없어 제가 믿음을 가졌던 것인데 돌이켜보면 저의 그런 믿음을 경계했어야 했다는 늦은 후회가 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최씨는 유치원 원장을 오래 한 사람으로 국가 정책이나 외교 전문성은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최씨와 정책을 상의하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며 "제가 국가 정책이나 인사·외교 관련 문건을 최씨에게 전달하고 그가 국정을 농단할 수 있게 했다는 주장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모금과 관련해선 "전경련 주도로 두 재단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관련 (청와대) 수석으로부터 처음 들었다"며 "좋은 뜻을 모아 생긴 재단이 제가 믿었던 사람(최순실씨)의 잘못으로 왜곡됐다"고 했다. 재단 설립은 전경련이 주도하고 자신은 나중에 들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최씨의 정부 고위직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해선 "정부나 공공 기관장 인선은 대통령의 몫이고 책임"이라며 "최씨로부터 공직자를 추천받아 임명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는 "공무원 임면권자로서 대통령 지시 사항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거나 비위가 있을 경우 정당한 인사권을 행사해 책임을 물은 적은 있지만 아무 잘못 없는 사람을 면직한 적은 없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정유라씨의 초등학교 동창 부친이 운영하는 자동차 흡착제 제조사 KD코퍼레이션이 2015년 현대차와 계약할 수 있도록 지시한 것에 대해선 "중소기업의 애로 사항을 도와주려 한 것일 뿐 그 회사가 최씨 지인이 경영하는 곳이고 최씨가 업체 대표로부터 금품을 받았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재난 구조 전문가가 아닌 대통령이 지나치게 개입할 경우 구조 작업에 도움 되지 않고 계획 실행에 방해만 된다고 판단해 구조 상황에 대한 진척된 보고를 기다렸다"며 "일각에서 제가 미용 시술을 받았다거나 의료 처치를 받았다고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기고자 : 조백건 김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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