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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야당 지도자였던 보리스 넴초프가 암살된 지 2주년인 26일(현지 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시민 1만여 명이 추모 시위를 벌였다고 일간 코메르산트가 보도했다. 야당 지지자가 중심인 시위대는 거리에서 넴초프 암살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는 구호를 외쳤다. 주최 측은 1만5000여 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이날 오후 모스크바 중심부의 푸시킨 광장에 집결해 넴초프의 사진과 '푸틴은 전쟁이다' '러시아는 자유로워질 것'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했다. 반(反)푸틴 성향인 국민자유당(PARNAS)의 미하일 카시야노프 의장은 이날 시위에서 "우리의 동지이자 나의 친구인 넴초프를 추모하고, 러시아를 진정한 민주 국가로 만들기 위해 투쟁하자"고 말했다. 시위행진에 앞서 누군가가 카시야노프 의장 얼굴에 녹색 액체를 끼얹기도 했지만, 카시야노프 의장은 무사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번 시위를 허가했지만, 대규모 병력을 현장에 배치했으며, 시위대가 넴초프 암살 현장인 모스크바강 다리로 진입하는 것을 금지했다.

넴초프는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 시절 제1부총리를 지냈으며 '옐친 후계자'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푸틴이 2000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된 이후 반푸틴 세력을 이끌었다. 2007년에는 대선에 출마했지만, 야권 통합을 위해 자진해서 사퇴했다. 2015년 넴초프가 암살됐을 때 러시아 당국은 남부 캅카스 출신 5명을 살인 용의자로 체포했으나 이들은 혐의를 시인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