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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 먼지, 뇌장벽도 뚫어 뇌졸중·치매·우울증 유발

미세 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이금숙

    발행일 : 2017.03.22 / 건강 D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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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세 먼지는 대기 중에 떠다니는 입자인데, 여러 유해 물질이 붙어 독성을 일으킨다. 주로 공장 매연이나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황산염·질산염, 단백질 식품이 탈 때 나오는 발암물질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 내분비계 교란 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VOC), 중금속 등이 붙어있다. 이렇게 독성을 가진 미세 먼지가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면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가 미세 먼지를 제거하려고 하는데, 이 때 염증반응이 나타나 호흡기, 심혈관계 등이 손상된다. 최근에는 미세 먼지가 치매·우울증 등 뇌신경계 질환도 유발한다고 알려졌다. 임신부가 미세 먼지를 마시면 태아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준다.

    ◇호흡기·심혈관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세 먼지(PM10)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인한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증가한다. 특히 폐포까지 들어가는 초미세 먼지(PM2.5)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폐암 발생률이 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초미세 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의 사망률은 30~80% 증가한다. 성균관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정해관 교수는 "미세 먼지는 크기가 매우 작아 폐포를 통해 혈관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고, 혈액을 끈적끈적하게 해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건강한 성인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캐나다 토론토종합병원 심장내과 연구팀이 건강한 성인 25명을 대상으로 고농도의 미세 먼지(150㎍/㎥)를 주입한 밀폐 공간에 2시간 동안 머물게 한 뒤 심전도 검사를 한 결과,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우울증도 유발

    뇌는 미세 먼지가 침투하기 어려운 곳이다. 혈액이 뇌 조직으로 들어갈 때 유해물질을 걸러내는 장벽(혈액-뇌장벽·BBB)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세 먼지는 이 장벽을 뚫고 뇌로 직접 침투할 수 있다. 미세 먼지가 뇌 속으로 들어가면 염증반응이 일어나고 혈전이 생겨 뇌졸중이 유발될 수 있다. 또 신경세포를 손상시켜 알츠하이머성 치매도 유발한다. 최근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대학에서 65~79세 여성 3647명을 대상으로 초미세 먼지 농도와 치매 발생률을 조사한 결과, 초미세 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여성이 낮은 지역에 사는 여성에 비해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81%, 치매 발생률이 9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홍윤철 교수는 "미세 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이 우울증 위험도 높다"며 "미세 먼지가 뇌로 침투해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깨는 것이 원인이라고 추측한다"고 말했다.

    ◇임신부, 조산·태아기형 위험

    임신부가 미세 먼지에 노출되면 자궁 속 태반의 혈액순환이 저하돼 태아에게 영양공급이 잘 안 되면서 저체중아 출산, 조산·사산, 태아 기형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화여대 의대 직업환경의학과 하은희 교수는 "출생 전 태아는 세포가 가장 활발하게 만들어지는 시기인데, 태반이 미세 먼지 같은 유해물질을 방어하지 못하면서 성장을 제대로 못한 채 태어나거나 선천성 기형이 생길 수 있다"며 "태어난 후에도 성장발달은 물론, 학습장애· ADHD·자폐스펙트럼장애(ASD)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은희 교수팀이 2006년부터 임신부 1500명을 대상으로 시작한 출생 코호트 조사(미세 먼지 등이 태아 때부터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보는 연구)에서도 임신기에 실외 미세 먼지 농도가 10㎍/㎥ 증가함에 따라 태아의 머리둘레가 0.16㎝ 감소했다. 임신 주수도 각각 0.14주, 0.25주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3분기(임신 27~40주) 동안의 실내 미세 먼지 노출은 조산 발생에 11% 기여했고, 실외 미세 먼지 노출은 조산 발생에 5% 기여했다.

    ◇영유아 지능지수에도 영향

    영유아나 어린이는 면역체계가 완전한 성장을 이루지 않았기 때문에 어른보다 미세 먼지로 인한 건강 피해가 더 크다. 어릴 때 미세 먼지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천식 발병 위험이 높아지고 신경인지 발달에 영향을 줘 지능지수(IQ)가 낮아지고,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 아토피 피부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은 물론, 비만이나 성조숙증과도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하은희 교수는 "이들 질환이 발생하는데 미세 먼지가 100% 기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세 먼지 같은 환경 요인은 사람의 힘으로 충분히 없애거나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나 개인이 미세 먼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 미세먼지 질병 유발 과정
    기고자 : 이금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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