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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양자 가상 대결 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밀리는 결과가 나오자, 민주당과 문 후보 캠프에서는 "특정 후보를 띄우기 위한 비상식적인 여론조사"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문 후보와 민주당은 지난 2012년 대선 때에는 지금과는 다른 입장이었다. 상당수 여론조사 업체들은 2011년 중반부터 '박근혜 대 안철수' 또는 '박근혜 대 문재인' 양자 대결 구도를 가정해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문 후보가 양자 대결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처음 앞지른 것은 2012년 2월 6일 한 여론조사 업체의 조사였다. 이 조사(신뢰도 95%, 표본오차 ±1.6%포인트)에서 문 후보는 44.9%의 지지율로 박 위원장(44.4%)을 오차범위 내에서 추월했다. 당시 언론들은 '문재인, 박근혜 첫 추월' '문재인, 무서운 상승세' 등의 기사를 쏟아냈다. 문 후보는 다음 날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언론에 일제히 보도된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 매우 기쁘고 고맙습니다'라고 적었다.

단일화 가정 양자 대결 여론조사는 안철수 후보가 후보 사퇴를 하는 그해 11월 23일까지 계속 이뤄졌다. 문 후보는 그해 8월 한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지지율 1위'라는 표현은 잘못됐고, '박근혜 대세론'은 이미 깨졌다"며 "새누리당 후보가 사실상 단일 후보인 상황에서 범야권 여러 후보와 다자간 구도로 여론조사가 이뤄지며 (박근혜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다자간 구도가 아닌 1대1 구도로 여론조사가 실시되면 박 후보 지지도는 안철수 교수에게 뒤지고 나와는 대등한 수준"이라고 했다. 최근 민주당은 "단일화 논의가 이뤄지지도 않는 상황에서 1대1 구도 여론조사는 옳지 않다"고 했지만, 5년 전 8월에 민주당과 안 후보 측의 단일화 논의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또 문 후보 캠프는 그해 10월에는 캠프 워크숍을 열고 "박 후보와의 양자 구도에서 문 후보 지지율을 55%로, 야권 단일 후보 적합도를 50%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수립했다"(이목희 당시 기획본부장)며 양자 대결 구도 목표 지지율을 밝히기도 했다. 이때도 단일화 협상은 시작되기 전이었다.

통계여론조사 전문가인 이영작 서경대 석좌교수는 "여론조사는 여러 가정하에서 조사하는 것인데 양자 대결 조사가 문제가 될 순 없다"며 "'문재인 대세론'이 흔들린다는 위기의식에 불편함이 표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