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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오라오라!" 이 박력과 기합으로 대표되는 일본 만화 '죠죠의 기묘한 모험'이 연재 30주년을 맞았다. 일본 누적 판매 1억부. 판타지 장르의 전설로 군림하며 국내에선 해적판으로만 떠돌던 이 만화는 애니북스가 2013년부터 정식 발매해 현재까지 25만부가 팔려나갔다. "주 5일 규칙적인 작업 습관이 지금껏 연재를 가능케 한 것 같아요." 30년째 '죠죠'를 그리고 있는 만화가 아라키 히로히코(57)와 이메일로 만났다. 한국 언론과는 첫 인터뷰다.

현재 8부까지 연재 중인 '죠죠'는 1890년대부터 최근까지, 영국과 이탈리아와 일본과 미국 서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시대와 장소를 아우르며 죠죠가(家)의 후손들이 대를 이어 말 그대로 기묘한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다. 사람 대 사람의 대결이 아닌 각기 다른 능력을 지닌 수호령이 대결한다는 '스탠드'(Stand) 콘셉트는 이후 만화계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받는다. 히로히코는 "책이나 드라마 등 다양하지만 굳이 하나 꼽자면 공포 영화에서 영감을 얻는다"고 했다. 기괴하게 잘려나가는 몸뚱이라거나 인물의 표정을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레드제플린·잭슨 브라운 등 해외 록을 좋아한다"는 고백처럼, 탈(脫) 동양 취향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1980년대 처음 이탈리아 여행을 갔을 때 본 르네상스 조각상과 그림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는 건 유명한 일화. "인간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다는 열망이 일었다"고 했다. 스무 살에 데뷔해 7년 뒤 발표한 이 일곱 번째 작품으로, 그 또한 르네상스를 맞이한다.

화려한 패션쇼를 방불케하는 작화(作畵) 역시 이탈리아에서 온 것이다. "등장인물의 성격을 패션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그는 덕분에 2011년 90주년을 맞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Gucci)와 협업해 전시용 일러스트 등을 맡기도 했다. 캐릭터의 화려한 복식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 혹은 모스키노 카탈로그에서 참고한다. 외국 문물에 관심이 큰 그는 "한국 만화라면 김성환 화백의 '고바우 아저씨'를 알고 있다"고 했다.

부(部)가 바뀔 때마다 주인공 이름(죠죠)을 제외하고 모든 게 새로워진다. "따라서 만화 캐릭터의 취미나 배경 등도 세세하게 생각해가면서 그리고 있다"고 했다. 그림체 역시 끊임없이 바뀌어 과거 '북두의 권'을 연상케했던 그림은 점차 특별한 아라키체(體)를 획득해나가고 있다. 그는 "스토리가 바뀔 때마다 화풍을 버린다"고 했다. "생각해 둔 '완성형'은 딱히 없습니다. 다만 지금 만족해 멈춰버리지 않도록 항상 모색하고 있어요."

격투신이 많다 보니 과도한 남성성과 폭력성을 염려하기 쉽지만, 6부의 주인공은 여자였고, 연재 중인 8부의 테마는 가족이다. "가족은 인간 조직과 행위의 최소 단위죠. 사회의 모든 관계와 사건을 최소 단위로 상징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30년간 펼쳐진 기묘한 모험에서 죠죠가 부르짖는 건 '인간 찬가'(人間讚歌). "기계나 신에 의지하지 않고, 인간의 힘과 정신력만으로 문제에 맞서 성장하는 모습이 '인간 찬가'입니다. 계속 그런 인간을 그리고 싶습니다." 독자를 사로잡는 명대사가 속출한다. 그는 '죠죠'에 등장하는 캐릭터 키시베 로한이 내뱉는 "허나 거절한다"를 가장 애정하는 대사로 꼽았다. 그러곤 "현재로선 완결은 모르는 일"이라며 항간의 소문을 일축했다. 아직 마지막은 거절한다. 기고자 : 정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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