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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는 1986년부터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뤘지만 과정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전(5일 밤 12시)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이번 아시아 예선처럼 마지막 한 판에 월드컵 본선행(行) 여부가 결정된 '단두대 매치'가 여러 차례 팬들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가장 유명한 장면은 짧은 순간 천당과 지옥을 오간 '도하의 기적'이다. 한국은 1993년 10월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카타르 도하)에서 북한과 마지막 경기를 벌였다. 당시 예선은 6개 팀이 풀리그를 벌여 1·2위가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북한을 상대로 3대0 승리를 거두고 나서도 선수들은 기뻐할 수 없었다. 동시에 진행 중이던 일본―이라크전에서 일본이 2―1로 앞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대로라면 일본이 2위로 월드컵 본선에 나가는 상황에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이라크가 종료 직전 동점골을 터뜨려 2대2로 경기가 끝난 것이다. 덕분에 한국은 일본을 골 득실 차로 제치고 간신히 본선행 티켓을 쥐었다. 당시 무거운 발걸음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던 한국 선수들이 이라크의 동점골 소식을 접하고 벤치로 달려와 코칭 스태프와 얼싸안고 기뻐하는 장면이 한국 축구사의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 예선 때는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씁쓸한 월드컵 진출 확정 순간이 연출됐다. 한국은 예선 마지막 경기인 이란전에서 졸전 끝에 0대1로 패했다. 같은 시각 열린 경기에서 우즈베키스탄은 골 폭풍을 일으키며 카타르를 5대1로 제압했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이 함께 승점 14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에 골 득실에서 겨우 한 골이 앞서 조 2위로 본선에 올랐다. 기고자 : 장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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