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는 '독특한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정치 이슈에 대한 기자회견이 수시로 열리는 곳인데, 이날은 민간기업인 포스코의 새 회장 선출 관련 긴급 성명 발표가 있었습니다. 포스코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오산)이 연단에 섰습니다. 그는 "2018년 들어 남북평화의 길이 열리고 지방선거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적폐 청산 기운이 잦아든 듯한 느낌"이라며 "국민들은 여전히 촛불정신을 통한 적폐 청산을 원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기업으로서 한때 잘나가던 포스코가 지금 현재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은 과거 권력과 적폐들의 준동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안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한 '포스코 바로 세우기 시민연대'라는 단체는 성명서에서 "최근 10년 포스코는 철저하게 망가져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며 "권오준, 정준양, 이구택, 유상부 등 전 회장 4명은 이제부터 포스코의 어떤 일에도 나서지 말고 차기 회장 인선에도 관여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권오준 회장의 중도 사퇴와 새 회장 선출에 정치권이 개입한다는 소문에 포스코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날 여당 정치인이 나서 민간 기업 회장 선출에 간섭하고 나서는 걸 보니 실상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안 의원은 "시민단체의 요구가 있어 (기자회견을) 같이 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뭔데 민간기업 회장 선출에 '감 놔라, 배 놔라' 나서느냐. 이게 정말 진정한 적폐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많습니다. 민간기업 회장 선출에 국민적 지지는 또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급기야 포스코 회장 후보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한 인사의 기자회견 배후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매출 60조원의 포스코 회장 선출이 이번에는 정치 권력과 상관없이 철저하고 투명하게 진행돼 매번 반복되어온 '정권교체=회장 중도 사퇴'라는 공식은 사라졌으면 합니다.

기고자 : 신은진
본문자수 : 992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