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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총선 압승… 4개월만에 컴백
젊지만 반듯한 처신으로 인기… 히잡 착용 금지 등 反난민 성향

지난 29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조기 총선 출구 조사에서 제바스티안 쿠르츠(33·사진)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 국민당이 압승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당은 37%를 득표해 전체 183석인 의회에서 현재보다 10석 늘어난 71석으로 원내 1당을 더 탄탄하게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2017년 31세에 세계 최연소 국가 정상에 올랐던 쿠르츠가 지난 5월 불신임당했으나 조기 총선을 통해 훨씬 더 강력한 정치적 입지로 복귀한 것이다. 그가 연정(聯政)을 구성해 다시 총리직에 오르면 여전히 세계 최연소 정상 자리를 유지한다.

쿠르츠가 불신임된 것은 지난 5월 연정 파트너였던 극우 자유당의 하인츠-크리스티안 슈트라헤 부총리가 러시아 여성에게 정부 사업권을 줄 테니 돈을 달라고 요구한 동영상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쿠르츠는 동영상 공개 이틀 만에 자유당과의 연정 파기를 선언하며 부패 문제에 단호히 대처했으나, 자유당은 야권과 합세해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다. 쿠르츠는 2차 대전 이후 오스트리아에서 처음으로 불신임으로 쫓겨난 총리가 됐고, 최단명 총리(525일 재임)라는 불명예도 뒤집어썼다. 하지만 깨끗하고 젊은 리더십을 원한 여론에 힘입어 조기 총선에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쿠르츠는 17세 어린 나이에 국민당에 입당하며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정치 이력엔 '최연소' 기록이 따라다녔다. 22세에 빈 지역 국민당 청년위원장이 되자 대학(빈대 법학과)을 중퇴하고 정치에 전념했다. 2011년 25세에 정무차관이 됐고 2013년에는 27세로 외무장관에 발탁됐다. 세계 최연소 외무장관이었다. 장관이지만 비행기 이코노미 클래스를 타고 다녔다. 머리를 반듯하게 넘기고 노 타이 차림으로 역동적인 이미지를 보여줬다. 암벽 등반과 산악자전거 타기가 취미인 쿠르츠는 '노인 정당'이라는 비아냥을 사던 국민당의 이미지를 바꿔놓을 수 있는 적임자였다.

국민당은 2017년 총선을 앞두고 그를 당대표로 내세워 승리했다. 당시 쿠르츠는 정치 신인들을 대거 내세우며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선거 유세 때마다 젊고 잘생긴 쿠르츠와 사진을 찍으려는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현지 언론은 그를 "정치권의 저스틴 비버"라고 부른다.

쿠르츠는 반(反)난민 성향이 분명해 '몸에 딱 붙는 정장을 입은 트럼프'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초등학교에서 히잡 착용을 금지시키는 등 정책으로만 보여줄 뿐 이민자들을 향해 거친 말을 내뱉지 않는다는 철칙을 갖고 있다. 젊은 보수 정치인으로서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기고자 :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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