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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선거·유럽의회 등서 약진… 親EU·명확한 노선 지지받아

지난 29일(현지 시각) 치러진 오스트리아 조기 총선에서 녹색당이 돌풍을 일으켰다. 출구 조사 결과 14.3%의 득표율로 27석을 얻어 원내 4당으로 도약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2017년 총선에서 3.8%를 얻어 의석을 얻을 수 있는 '5% 문턱'을 넘지 못해 원외 정당으로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2년 사이 괄목할 변화다.

녹색당의 선전은 스웨덴 출신 환경운동 아이콘인 16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사진〉 효과도 적지 않았다. 오스트리아 총선은 툰베리가 앞장서 전 세계에서 700만명이 기후변화를 막자는 시위를 벌인 지 이틀 만에 실시됐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레타 효과'가 오스트리아 정치를 뒤흔들었다"고 했다.

오스트리아 외에도 유럽 각국에서 녹색당이 대약진 중이다.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녹색당그룹은 기존 52석에서 74석으로 의석을 늘렸다. 특히 유럽의회 선거 당시 독일에서는 녹색당이 20.5%를 득표하며 여당인 기민·기사당 연합(28.9%)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녹색당이 원내 5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파란을 일으킨 것이다. 5월 영국 지방의회 선거에서도 녹색당이 기존 71석에서 4배 가까운 265석으로 몸집을 불렸다. 프랑스·벨기에·덴마크 등 유럽의 20여개국에서 녹색당은 중앙 의회에 의석을 보유하고 있다.

녹색당 돌풍의 원천은 유럽에 환경보호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다른 대륙보다 많다는 데 있다. 올 들어 유럽이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린 데다, 알프스의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는 것도 녹색당에 관심이 집중된 이유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최근 중도 정당보다는 극우든 극좌든 정치 색깔이 뚜렷한 정당이 주목을 받으면서 좌파 색채가 분명한 녹색당이 전통적인 중도 좌파 정당의 지지율을 빼앗고 있다"고 했다. 유럽 각국의 녹색당이 친(親)EU 성향을 분명히 하는 것도 인기를 더하는 요소다. 극우 진영이 탈(脫)EU를 부추기자 EU를 지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녹색당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기고자 : 파리=손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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