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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회의 '1차 국민 정책제안' 미세먼지 배출량 20% 감축 목표
수도권·인구 50만 이상 도시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도 제한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은 없어

정부가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를 '고농도 미세 먼지 계절'로 분류하고, 이 기간 동안에는 최대 27기의 석탄발전소 가동이 중단된다. 수도권과 인구 50만 이상 도시에선 배출 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이 전면 제한된다. 5등급은 경유의 경우 2002년 7월 1일 이전 기준이 적용돼 제작된 차량, 휘발유·가스 차량의 경우 1987년 이전 기준이 적용된 차량이다.

대통령 직속 '미세 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위원장 반기문·사진)'는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 같은 대책이 담긴 '제1차 국민 정책 제안'을 발표했다. 기후환경회의는 "이번 방안은 기후환경회의가 지난 4월 발족 이후 130여명의 전문가와 500명의 국민정책참여단의 토론 과정을 거쳐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기후환경회의는 이번 조치를 시행하면 국내 미세 먼지 배출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감축되고, 서울을 기준으로 미세 먼지 '나쁨' 일수가 42일에서 30일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최악 미세 먼지 상황, 석탄발전소 45% 가동 중단

먼저 국내 미세 먼지 배출량의 12%를 차지하는 발전 부문에서 대대적인 감축 조치가 시행된다. 전체 60기의 석탄발전소 중 겨울철인 12월부터 2월까지는 9~14기를, 봄철인 3월에는 22~27기를 가동 중단한다. 가동하는 석탄발전소도 전력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출력을 80%로 낮춘다. 가동 중단 규모는 기후환경회의와 산업부·환경부가 협의해 결정한다. 산업부는 협의 과정에서 전력 수요가 많은 겨울철에는 9~11기만 가동 중단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결국 9~14기까지 중단 가능 기수를 확대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환경회의 측은 석탄 발전 가동량을 줄이면 상대적으로 LNG 발전량이 늘어나게 되고, 이에 따른 비용이 6000억~8000억원가량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원 마련을 위해 필요한 전기료 인상은 4인 가구를 기준으로 월 1200원 수준이라고 한다. 1년이면 전기료 1만4400원을 더 내야 한다는 계산이다. 안병옥 기후환경회의 운영위원장은 "마스크·공기청정기 등을 구입하는 데 지출되는 비용을 감안하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본다"고 했다.

또 '고농도 미세 먼지 계절'엔 수도권과 인구 50만 이상 도시를 대상으로 생계용을 제외한 배출 가스 5등급 차량 운행을 제한하게 된다. 미세 먼지가 심해지면 차량 2부제 시행도 병행한다. 경유차를 줄이기 위해 경유차의 취득세를 인상하고, 경유값을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중국발 미세 먼지 대책은 빠져

이날 발표한 정책들은 '제안' 형태로 당장 실효성을 가지는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발표한 것이라 무게가 실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안 운영위원장은 "재원, 부처 협력 등에 대해 이미 정책 제안 내용을 다듬는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 조율이 있었다. 99% 이상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일각에선 이번 정책 제안이 중국 등 해외에서 들어오는 미세 먼지의 영향을 간과한 과도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무의미한 책임 공방에서 탈피해 우리의 선제적인 저감 노력으로 국가 간 협력을 요구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날 정책 제안엔 중국과 '푸른하늘 파트너십'을 구축, 양국 환경부 장관이 중심이 돼 미세 먼지 정보를 공유한다는 안이 포함됐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기고자 : 김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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