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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평가 거치는 지금과 달리 시행령 바꿔 한번에 폐지 가능성
＂의견 수렴되면 연내 발표하겠다＂

유은혜〈사진〉 교육부 장관이 자율형사립고와 특수목적고를 일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은혜 장관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사고·특목고 일괄 폐지에 대해)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이 언급한 '자사고·특목고 일괄 폐지'는 이 학교들에 대한 설립 근거를 담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아예 모든 자사고·특목고를 한 번에 일반고로 전환하자는 안이다.

지금까지 교육부는 교육청 평가에서 기준 점수를 통과하지 못한 학교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자사고·특목고 폐지를 유도해왔는데, 이를 일거에 폐지하는 안을 검토하겠다고 한 것이다.

올해 전국 42개 자사고 중 24곳이 시·도 교육청 평가를 받았고 이 중 10곳이 탈락했다. 내년엔 자사고 12곳, 외고 30곳, 국제고 6곳이 재지정 평가를 받는다.

유 장관이 '평가 후 단계적 폐지'라는 기존 교육부 입장에서 선회해 '일괄 폐지안'을 검토하겠다고 한 이유는 최근 여당에서 이 같은 안을 공개적으로 제안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최고위원은 지난달 23일 당 회의에서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일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며 "자사고 지정 취소 여부를 교육감 재량에 맡길 게 아니라 국가 정책으로 일괄 지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8일 비공개로 진행된 당·정·청 협의에서도 자사고·특목고 일괄 폐지안을 일부 여당 의원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교육계에서는 "당에서 일괄 폐지 얘기가 나왔으니 교육부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말이 나왔다. 30일 유 장관이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부가 시행령을 개정해 한 번에 자사고와 특목고를 없앨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날 유 장관은 "고교 체계 개편과 관련한 국정과제를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 의견들이 수렴되면 올해 안에 결정해 발표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고교 서열화 해소 방안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여러 당사자들, 시·도교육감협의회, 교사, 학부모, 관계 기관들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1단계로 자사고·일반고 동시선발 등 '입시제도 개선', 2단계로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통한 '단계적 일반고 전환', 3단계로 자사고·특목고 제도 자체에 대해 사회적으로 논의하고 정책을 결정하는 식의'고교 체계 개편'을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 중 마지막 3단계에 대해 올해 안에 구체적 방안을 내놓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고자 : 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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