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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만5000명 참여 군사퍼레이드… 중국판 스텔스기 등 첨단무기 과시
6·25때 미군에 승리한 '만세군' 등장… 지난해 GDP, 미국 66%까지 추격

1일은 마오쩌둥(毛澤東)이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위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성립을 선포한 지 70주년 되는 날이다. 중국은 1일 오전 70발의 예포 발사를 시작으로 육·해·공군 등 1만5000명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군사 퍼레이드, 10만명 군중 행진을 연다. 오후 8시부터는 90분간 대규모 축하 공연과 불꽃놀이도 예정됐다.

중국의 건국 70주년에 대해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9일(현지 시각) "70년간 권력을 유지한 중국 공산당이 소련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소련(소비에트 연방)은 1922년 창립돼 1991년 해체될 때까지 69년간 존속했다. 랜덜 필립스 전 미 중앙정보국(CIA) 베이징 지부장은 WP에 "소련이 무너진 이후 편집증적 반응을 보였던 중국 입장에서 소련을 넘어섰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련이 붕괴하고 이제는 중국이 사회주의 종주국이라는 것이다.

건국 70주년을 앞둔 중국 내 분위기에 대해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이제는 미국을 넘어서겠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1일 열병식에서 80분간 580대의 무기·장비, 160여대의 항공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신형 무기 등장도 예고했다. 열병지휘부 상무부주임인 탄민(潭民) 중국군 중부전구 부참모장은 기자회견에서 "중국 국방과학 연구의 자주·혁신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열병식에선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려는 미국에 당당하게 응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무기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판 F-35'로 불리는 스텔스기 '젠(殲)-20', 미국 블랙호크에 대응하는 기동헬기 '즈(直)-20', 신형 무인기 등이 대표적이다. 외신들은 미국 워싱턴을 사정권으로 하는 '둥펑(東風)-41'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둥펑-41은 최대 1만5000㎞를 날아가 최대 10개의 서로 다른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다(多)탄두 핵미사일이다.

6·25 당시 중국군 사령관 펑더화이(彭德懷)로부터 '만세군(萬歲軍)' 칭호를 받은 제82집단군(옛 38군)도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1950년 11월 이 부대가 미군에 크게 승리했다는 보고를 받은 펑더화이가 "38군 만세"라고 해 만세군으로 불린다고 한다. 평안북도 청천강 이북부터 압록강 사이에서 벌어진 대규모 공중전에 참전했던 공군 4사단, 중국이 '항미원조전쟁(6·25) 최대 승리'로 선전하는 상감령 전투 당시 '특급전투영웅' 칭호를 받은 황지광(黃繼光)의 소속 부대였던 제15군 등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6·25전쟁 당시 미군을 상대로 전과를 올렸던 부대들이다.

중국은 표면적으로는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신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중국 관영 매체에는 "누구도 중국의 발전을 막지 못한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건국 60주년인 2009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미국의 35%로 미국, 일본에 이어 3위였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의 GDP는 미국의 66%까지 추격했다.

최근 미·중 무역 전쟁 과정에서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도 중국이 맞대응하는 것도 이런 경제적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건국 70주년을 앞두고 지난 27일 발표한 '신시대의 중국과 세계'라는 제목의 백서에서 "미국은 중국을 좌우할 수 없고, 중국의 발전을 막을 수 없다"고 했다.

물론 중국에 도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경제성장이 연 6% 초반대로 떨어지고, 홍콩에서는 정치적 자유 확대를 요구하는 시위가 넉 달째 계속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초심을 잃지 말고 사명을 명심하자"는 구호를 내세우고 국민을 상대로 한 애국주의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는 30일 오전 시진핑 주석을 포함한 중국 지도부가 톈안먼 광장 인민영웅기념비에 헌화하는 장면을 생중계했다. WP는 "시진핑이 권좌에 오른 직후 간부들에게 '소련은 사상을 너무 급격히 바꿨기 때문에 해체됐다'고 이야기했다"며 앞으로도 정치적 자유 확대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고자 :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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