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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율 집행위원장이 조국장관·옹호세력 정면 비난하자
참여연대 ＂표현 부적절＂ 사표 처리 미뤄가며 징계위 회부
親文회원들 ＂변절자, 조국 사안에 반대 있어선 안돼＂ 맹공

조국 법무장관을 옹호·두둔하는 친문(親文) 진영을 향해 개인 소셜미디어에서 맹비난을 퍼부은 참여연대 김경율〈사진〉 집행위원장이 내부 징계를 받는다. 김 위원장은 삼성그룹 승계 문제를 공론의 장(場)으로 이끌어내는 등 진보 진영에서 '재벌 개혁의 공로자'로 꼽혀 왔으며, 현재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도 겸직하고 있다. 조국 장관에 대한 반대 행위는 누구라도 용납되지 않는 친문 진영 기류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참여연대는 김경율 공동 집행위원장이 SNS(소셜미디어)에 올린 글과 관련, 30일 상임집행위원회를 열어 징계위원회에 정식 회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 페이스북에 조 장관과 친여 지식인 등을 향해 욕설 섞인 비난 글을 올렸다는 이유에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9일 오전 페이스북에 조국 장관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그를 수사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은 높이 평가했다. "조국은 적폐 청산 컨트롤 타워인 민정수석의 자리에서 시원하게 말아 드셨다" "윤석열은 내가 기억하는 것만 MB 구속, 사법 농단 사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사기 사건 등을 처리했거나 처리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전자(조 장관)가 불편하냐, 후자가 불편하냐"고 물었다. '조 장관의 흠은 놔두고 왜 일 잘하고 있는 윤 총장만 불편하게 여기느냐'는 의미로 읽혔다. 김 위원장은 또 친여 진영 지식인들을 향해 "더럽다, 지저분한 X들아" "이 위선자 놈들아, 구역질 난다" "주둥이만 열면 **개혁"이라고 적었다.

참여연대는 김 위원장 징계위 회부를 공지(公知)하면서 "개인적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김 위원장 글은 그 내용과 표현이 부적절해 엄중 처리하기로 했다"며 "김 위원장이 (글을 올리기 전인) 지난 28일 집행위원장직 사임 및 회원 탈퇴 의사를 밝혀 왔지만, 해당 글은 시민사회 활동에 참여해온 사람들에 대한 폄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비록 욕설이 포함됐더라도 내부 비판에 해당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사임한 간부를 징계하는 배경에 참여연대와 문재인 정부 간 '특수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참여연대는 조국 법무장관이 2000~2008년 대학교수 신분으로 사법감시센터 부소장, 소장,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두루 지낸 곳이고,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이 이곳 출신이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조국 장관 비판했다고 그만두는 것도 모자라 징계까지 받는다면 누가 제 목소리를 내겠냐"며 "계속 이런 식으로 획일화된 목소리를 강제한다면 참여연대를 시민단체라고 부르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회원들은 오히려 김 위원장을 공격했다. 소셜미디어 글이 알려진 지난 29일부터 참여연대 게시판에 "실망이다" "사퇴시켜라" 등 김 위원장을 향한 비난이 줄줄이 올랐다.

참여연대는 당일 오후 1차 진화에 나섰다. 공지문을 통해 "김경율 회계사의 소셜미디어 글은 참여연대 입장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며 회원들을 달랬다. 지난 8월부터 '조국 사태'에 대해 참여연대가 낸 7개의 논평을 거론하며 "참여연대는 그간 공수처 설치 등 검찰 개혁을 촉구하고 23일 관련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28일 대검찰청 앞 (촛불) 집회장에서 서명을 받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우리 단체는 조국 편'이라는 의미였다.

그래도 비난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조국 장관 사안에 어떻게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냐" "변절했다" "후원 중단하겠다" "김 위원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보고 회원 유지를 결정하겠다" 등의 글이 줄줄이 올랐다. 결국 참여연대는 이튿날 김 위원장 징계를 발표했다.

공인회계사 출신인 김 위원장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도 맡아온 이 단체 대표적 인사다. 삼성그룹 승계 문제 공론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사기 사건 보고서 발표 등을 김 위원장이 주도했다.

이번 논란으로 김 위원장이 과거 페이스북에 쓴 글도 화제가 되고 있다. "내가 몸담은 참여연대에서 조국과 조국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이 임원들 입에서 흘러나온다" 등의 글이다. 기고자 :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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