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비당권파 15명, 지도부 따로 출범… '변화와 혁신' 유승민 대표 추대
안철수는 독일서 신간 발간 소식 알려… 일부선 ＂정치 복귀 초읽기
＂劉 ＂당 밖의 개혁 중도보수 규합＂… 劉·安 '제3 신당'땐 야권 요동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30일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화와 혁신) 대표로 당의 전면에 복귀했다. 같은 날 독일에 체류 중인 안철수 전 의원 측에선 안 전 의원의 마라톤 도전기를 담은 책 발간 소식을 알렸다. 바른미래당의 '공동 창업주'인 두 사람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움직여 제3 신당을 만든다면 야권 지형이 크게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유승민·안철수계 비당권파 의원 15명은 이날 국회에서 회의를 열어 '변화와 혁신' 모임을 출범시키고 유 의원을 대표로 추대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변화와 혁신을) 전(全) 당원 비상 대책 기구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들의 출범 행사는 손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원회의와 같은 시각 바로 옆 회의실에서 열었다. 손 대표와 채이배 정책위의장 2명만 참석한 채 열린 최고위원회의와 대비시켜 당권파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유 의원은 회의 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바른미래당은 중도·보수 정당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국민 앞에 드리고 출발한 정당이었다"며 "창당 정신을 회복하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데에 비상행동의 갈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당초의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제 모든 것을 바쳐 대표직을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변화와 혁신' 출범 당일 안철수 전 의원은 신간 발간 소식을 알렸다. 안 전 의원의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이날 안 전 의원 지지 모임인 인터넷 카페 '미래광장'에 "안 전 의원이 '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이란 제목의 책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책의 목차에는 '매번 출발선에 서는 용기' '페이스 메이커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달린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도 마라톤처럼 길게 보고 하겠다는 뜻에서 나온 책으로 봐야 한다"며 "정계 복귀와 신당 창당은 아직 이른 얘기"라고 했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책을 출간하며 정치 행보에 시동을 거는 경우가 많은 만큼 정치 복귀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유 의원이 주도한 '변화와 혁신' 출범은 신당 창당으로 이어지는 수순이라는 게 정치권 관측이다. 이들은 당내에서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손 대표가 물러나지 않는다면 결국 탈당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손 대표가 일부 당권파의 설득에도 사퇴 불가 입장을 강하게 고수하고 있어 탈당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유 의원을 포함한 바른정당계 일부가 먼저 탈당하고, 안철수계가 추후 합류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바른정당계 의원 8명이 모두 지역구 의원인 것과 달리 안철수계 의원 7명은 권은희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비례대표 의원이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의원은 스스로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한다. 이들은 의원직 유지를 위해 당에 제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례대표 의원들이 바른미래당 당적을 가진 상태에서 '변화와 혁신'에서 활동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당적을 가진 비례대표 의원들이 민주평화당 등에서 활동한 전례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며 세(勢) 확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유 의원은 이날 "오늘 모임이 출발하니까 안 대표에게도 뜻을 전하고 물어볼 것"이라며 "당 밖에 개혁적 중도 보수 뜻을 같이하겠다는 분들을 다양하게 만나 세력을 규합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총선 전에 안철수·유승민 신당이 나온다면 야권을 포함한 정치 지형이 요동칠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이슬비 기자
본문자수 : 1755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