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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실어주긴커녕 업계 대변 못해… 기획 역량은 部 아닌 廳 수준＂

문재인 정부는 '중소기업 중심 경제'를 공약했다. 문 정부는 2017년 5월 출범 두 달 만에 중소기업청을 부(部)로 승격시켰다. 중소기업·벤처기업과 소상공인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긴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출범 2년이 지났지만, 현장에서는 "덩치만 커졌지 바뀐 것 하나 없다" "외청 시절이 차라리 낫다"는 불만이 나온다.

주 52시간 근로제, 최저임금 인상, 화관법·화평법과 같은 환경 규제 등 중소기업·소상공인 생존을 위협하는 각종 정책이 쏟아지는데도 중기부는 중기를 대변하는 제대로 된 목소리조차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부로 승격하는 과정에서 '초석 깔기' 작업을 제대로 못 한 탓에 조직 역량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로 집행 기능에 치중해온 과거 외청 시절과 달리 부(部)는 정책 기획 기능이 중요한데, 이런 부분의 전문 인력 보강이 미흡했다는 것이다.

한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은 "보통 부가 출범할 때는 정책 경험이 많은 다른 부 관료를 받는 방식으로 기획 기능을 강화하는데, 중기부는 출범 과정에서 이런 인력 정책을 세세하게 세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산업부나 과기정통부 등 다른 경제 부처와 비교해 정부 내에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불만도 있다. 한 도금 업체 대표는 "중기청 시절에는 그래도 고시 출신에 힘 있는 산업부 공무원이 정책을 담당하지 않았느냐"며 "기재부, 산업부에서 정책도 경험하고 관료 네트워크도 가진 사람이 와야 정책도 잘 만들고 예산도 따올 수 있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한 금속 업체 대표는 "우리가 원하는 건 힘 있는 장관과 능력 있는 관료가 중소기업을 팍팍 밀어주는 것"이라며 "정치인 출신 장관만 놓고 보면 중기부가 다른 부처보다 힘이 있어 보이지만 정작 현장에선 크게 달라진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고자 : 양모듬 기자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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