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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한국문화원 최고 인기강좌
＂곡선과 도형이 많아 재밌는 문자… 한글의 독특한 역사도 매력 요소＂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전 10시, 일본 오사카시 기타구에 위치한 오사카한국문화원 교실에는 직장인, 주부, 은퇴한 노인 등 다양한 나이대의 일본인 20명이 모여 앉는다. 이들은 2주에 한 번씩 이곳에서 한글 붓글씨를 배운다. 지난 4월부터 자음과 모음을 배우기 시작한 학생들은 어느덧 한글 문장을 쓸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책상에 놓인 종이 수십 장은 '그리움' '고구마' '낙엽이 떨어집니다' 등 서툴지만 정성이 가득 담긴 한글로 채워졌다.

한글 서예 강좌는 오사카 한국문화원 최고의 인기 강좌다. 2015년 개설 후 매년 신청자가 정원(20명)보다 많아 추첨으로 수강생을 선발한다.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2시간 넘게 걸려서 오는 교토 시민도 있다. 4년째 강의하는 박희자(77)씨는 "한글 서예를 누가 배울까, 걱정했는데 신청자 숫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수강생들은 "한글이 다양한 도형과 곡선으로 이뤄져 예쁘고 재미있는 문자"라고 입을 모은다. 일본어로 서예를 시작했지만 이제는 한글 붓글씨를 배우러 매번 빠지지 않고 온다는 신야마 히로코(38)씨는 "동그라미, 삼각형, 사각형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 직선과 곡선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기하학적 문자"라고 했다. 오쿠보 도시코(65)씨는 "일본 문자와 달리 곡선이 많아 붓글씨로 썼을 때 물이 흐르듯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매력이 있다"고 했다.

한글의 독특한 역사도 수강생들에겐 매력 요소다. 강사 박씨는 서예를 가르치기에 앞서 한글의 탄생 과정과 가치를 먼저 소개한다. 신야마씨는 "왜, 무엇을 위해 만들었는지 기록이 상세히 남아 있어 유네스코 유산까지 됐다는 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570년 전 한글이 만들어질 땐 컴퓨터도 없었는데 타이핑하기 매우 편한 문자란 것도 참 신기하다"고 말했다. 기고자 : 오사카=구본우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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