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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환경기준 강화 조건 등 黨의 요구 사항 대거 반영돼
탄핵 정국 속 실리 챙겨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표한 민주당이, 같은 날 대통령 핵심 사업인 미·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에 대한 합의도 발표했다. 미국에서도 전례 없는 일로, 자칫 정치적 늪이 될 수 있는 탄핵 정국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민주당의 고민이 여실히 드러났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탄핵소추안을 발표한 지 불과 1시간 뒤, 이번엔 무역 관련 상임위원장들과 회견을 열어 "새 북미무역협정안 개정안에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펠로시는 두 번째 회견을 위해 뛰어가다가 CNN 기자가 "탄핵안에 뇌물죄는 왜 빠진 겁니까?"라고 묻자 "무역협정 발표하러 간다"며 대꾸도 안 했다고 한다.

트럼프 정부는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할 USMCA를 지난해 10월 각국과 타결했다. 미 의회 비준의 키를 쥔 민주당이 1년 넘게 대형 제약사의 복제약 규제 완화와 노동·환경 기준 강화 등 여러 수정 조건을 내걸었는데, 9일 노조 측과 트럼프 모두 이를 전격 수용했다고 한다.

표면적으론 미국산 자동차 부품과 농축산물 수출을 확대한 '트럼프표 무역 협상'이지만, 막판에 야당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뒤집혀 '역대 가장 초당적인 무역협정'이란 말이 나왔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당에 "우리의 완승(We ate their lunch)"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회 전문지 더힐은 "펠로시가 싸울 땐 싸우더라도 민생 정책은 확실히 챙긴다"는 평가와 "물밑에서 트럼프와 탄핵 수위를 놓고 딜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동시에 나온다고 전했다. 기고자 : 정시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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