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민노총과 150명 추가 직고용 논의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지난 5일 사표를 낸 이강래〈사진〉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정규직 직고용 갈등 상황을 사실상 노조 손을 들어주면서 마무리할 전망이다. 이 사장은 11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중재로 민주노총과 만나 직접 고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요금수납원 150명의 직접 고용 여부를 논의했다.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요금수납원 1400명 중 89%인 1250명은 직고용하기로 결론이 났다. 남은 150명은 불법 파견 여지를 제거한 2015년 이후 입사자들이라 법원 판결을 기다려보겠다는 것이 도로공사의 기존 입장이었다. 이날 중재에 나선 을지로위원회는 "16일까지 교섭을 마무리해 달라고 요청했고, 노사 양측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17일 퇴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 사장이 150명 직접 고용까지 합의하면, 사실상 노조 요구를 거의 모두 들어주고 퇴임하는 것이다. 도로공사 안팎에서 "사표를 낸 상태에서 이런 중요한 결정을 내려도 되느냐"는 말이 나온다.

도로공사는 지난 7월 요금수납원 6500명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채용하려고 했으나 1400여명이 "본사에서 직접 고용하라"고 주장하며 집회와 농성을 하면서 노사 갈등이 커졌다. 도로공사는 당초 "직접 고용은 안 된다"는 입장이었지만, 대법원이 지난 8월 "요금수납원은 파견이 아니라 도로공사 직원에 해당된다"고 판결한 뒤 소송에 참여한 300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고, 지난 10월 120여명을 추가했다. 또 지난10일에는 나머지 970명 중 2015년 이전 입사해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라면 불법 파견 여지가 컸던 790명도 직접 고용키로 노조와 합의했다.

이들 1250명은 대부분 요금 수납 업무만 담당했기 때문에 다른 업무를 주기는 어려워 고속도로 졸음 쉼터나 도로 주변 환경관리 업무를 줄 예정이다. 도로 관리는 기존 인력(400여명)이 있어 중복, 비효율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졸음 쉼터는 229곳이라 1곳당 5명 넘는 관리·청소 인원이 배정되는 셈이다. 한 도로 전문가는 "특별히 일도 없는데, 정치 갈등 때문에 논란을 피하기 위해 한꺼번에 많은 인원을 고용하면 극심한 행정 비효율이 초래되고, 고속도로 통행료 인상이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최원우 기자
본문자수 : 1150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