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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마스크 물량 늘리면서 취약계층 돌아갈 몫 없어져

서울 강북구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 문모(51)씨는 2주일째 마스크 없이 지내고 있다. 문씨는 "나라에서 무상으로 마스크를 나눠준다고 했는데 구경도 못 했다"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 3일 "4월까지 무상 마스크 1억3000만장을 취약 계층에게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정부는 작년 말까지는 미세 먼지 대비용으로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236만명에게 분기별로 50장씩 나눠줄 수 있도록 KF94 마스크 약 1억1800만장을 살 예산을 지방자치단체에 지급해왔다. 이 예산을 활용해서 코로나 대비용 마스크를 공급하겠다고 한 것이다.

홍 부총리가 약속은 했지만, 문제는 정부가 공적 마스크 물량을 늘리면서 지자체들이 취약 계층에게 나눠줄 마스크를 살 수 없게 된 것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공적 마스크로 팔리고 시중에 20％ 남은 마스크는 각 지자체에 일반 기업까지 줄을 서며 장당 3000원 선까지 올라 행정비용으로 사기 힘들고, 이미 납품받기로 했던 공장들도 공적 물량 맞추기 힘들다며 줄줄이 계약을 깨고 있다"고 했다.

울산 울주군청의 경우 지난 6일 65세 이상 취약 계층에게 마스크 10만장을 나눠주려 했지만, 판매를 약속했던 회사가 "공적 마스크 납품에 쫓긴다"며 계약을 파기해 물거품이 됐다. 광주광역시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복지부는 지난 26일부터 80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와 장애수급자, 중증질환자 등 81만명에게 1인당 1장씩 나눠줄 마스크를 지자체에 보내고 있다. 당초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약속한 물량의 0.6％ 수준에 불과하다. 기고자 :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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