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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잘 버티는 건 이미 단군신화에 나와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떠돕니다.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요. 햇빛 없는 동굴에서 마늘과 쑥만 먹고 버틴 웅녀의 후손이기 때문이라네요. 베스트셀러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마라'를 쓴 윤재근 교수는 사석에서 단군신화의 중요한 교훈은 곰과 범이 굴에서 함께 살았다는 '동혈이거(同穴而居)'라고 했습니다. 서로 다른 존재가 함께 사는 정신이지요.

단군신화 나오는 '삼국유사'만 파고든 학자가 있습니다. 고운기(59) 한양대 교수. 대학 4학년 때인 1983년 삼국유사 영인본을 산 후 책 앞장에 '나의 학문은 이 책에서 나와 이 책으로 이룰 것이다'라고 썼다네요. 그로부터 30년 이상 연구하면서 '일연과 삼국유사의 시대'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삼국유사' '삼국유사 길 위에서 만나다' 등 관련 책을 여러 권 냈습니다.

이번에 낸 신간 '모든 책 위의 책'(현암사)은 '삼국유사로 오늘을 읽는다'고 부제를 달았습니다. 코로나 이후 세계에 대한 지혜도 얻을 수 있을까요. 그렇답니다. 신라 승려 혜통 이야기입니다. 혜통은 당나라 공주의 괴질을 고쳐주었는데, 괴질이 이무기로 변해 신라로 도망쳤답니다. 전염병 전파를 이렇게 표현한 것이겠지요. 괴질은 다시 버드나무나 곰으로 변신하면서 사람들을 괴롭힙니다. 가장 큰 문제는 괴질이 일으킨 사회 분열이었지요. 왕은 혜통을 죽이려 했지만, 혜통이 왕의 딸을 살리면서 오해를 풉니다. 그리고 산에 숨은 괴질을 찾아내 불살계(不殺戒)를 주니 해악이 그쳤다네요.

이 또한 '동혈이거'의 정신 아닌가요. 기고자 : 이한수 Books팀장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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