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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딛고 고난을 극복하려는 의지의 감정이 집단적으로 일체화하는 순간, 어떤 현실적 역량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노래 한 곡은 승화의 날개를 달고 무력한 존재에 불과한 인간을 극적으로 고양한다. 이 지점에서 짧은 노래 하나는 예술의 경계를 마술처럼 뛰어넘어 역사의 등대가 되기도 한다.

상업성이 근저에 깔려 있는 팝음악 역사에서 'We shall overcome'이라는 노래만큼 사회적 에너지를 분만한 음악은 흔치 않을 것이다. 1970년대 진보적 기독교계와 대학가에서 '우리 승리하리라'라는 제목으로 당시 7080 세대 젊은이들이 집회나 모임을 통해 오랫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승하기도 했으니 한반도에서도 아주 낯선 노래는 아니다. 당시 군부 정권하에서 금지곡 처분을 받은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겠다.

열다섯 마디에 불과한 이 짧은 노래는 영어 가사든 한국어 가사든 두어 번만 들으면 음치라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단순하다. 하지만 이 단조로운 음표 밑에서 솟아오르는 울림은 상업적 가치를 넘어 인류 보편적 정서에 호소하는 위대함을 일구어낸다.

이 노래를 누가 만들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이미 1901년에 앨버트 틴트리라는 사람 이름으로 판권 등록이 되어 있지만 많은 음악학자는 이 노래가 침례교 흑인 교회 찬송가로 출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1940년대에 이르러 흑인 섬유 노동자들이 쟁의에서 이 노래를 불렀고 좌파 포크 뮤지션이며 밥 딜런에게 심대한 영향을 끼친 피트 시거가 집회와 공연에서 통기타나 밴조 반주로 이 노래를 부르고 녹음한 뒤로, 인권과 평등, 참된 자유를 외치며 워싱턴 광장으로 모여든 미국 시민 40여만명이 공민권 투쟁의 주제가로 삼았다. 마치 1987년 시민 항쟁 때의 '아침 이슬'처럼.

'우리는 이겨낼 것이다/ 우리는 이겨낼 것이다 언젠가는/ 마음속 깊이 나는 믿는다/ 우리가 언젠가는 이겨낼 것임을.'

모든 대륙을 뒤흔들고 있는 이 팬데믹 상황에서 더욱 실감 나는 노래가 아닐 수 없다. 기고자 : 강헌 음악평론가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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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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