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檢, 형사부 아닌 공공수사부 배당
이례적 조치 놓고 배경에 의문도

'기무사 계엄 문건' 사건의 수사 책임자였던 현역 공군 대령이 최근 민간단체인 '군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검찰은 명예훼손 사건을 주로 처리하는 형사부가 아닌 공안 담당인 공공수사부에 이 사건을 배당했다고 한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전익수〈왼쪽〉 전 국방부 특별수사단장(현 공군본부 법무실장)은 지난달 중순 "임 소장이 '(전익수 전 단장이) 계엄령 문건 수사를 대충 마무리했다'는 허위 사실을 담은 브리핑을 했다"며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지난 2019년 11월 임 소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2018년 수사 당시 (전 전 단장이) 휘하 군검사들의 수사 결과를 은폐하고자 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수사 의지를 피력한 법무관을 특수단에서 쫓아냈다는 제보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전 전 단장이 공동본부장으로 참여했던 군·검 합동수사단은 2018년 7월 문재인 대통령 지시로 국군기무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계엄령을 발동하려 했다는 '내란 음모' 의혹 수사에 착수했다. 합수단은 105일 동안 90곳을 압수 수색하고 204명을 조사한 뒤, 소강원 전 기무사 참모장(소장) 등을 기소했으나 모두 군사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현 정권에서 '군내 적폐 수사'를 지휘했던 현역 대령이 친여 성향의 단체 대표를 고소한 것을 두고 군 내부에선 "이른바 '군 세력교체'의 주도권을 행사했던 진영 내에서 내분이 일어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기무사 계엄 문건 의혹'도 애당초 군인권센터가 주도적으로 제기했던 사안이었으나 수사는 사실상 '용두사미'로 끝났다. 검찰은 임 소장 주장의 진위 확인을 위해 당시 수사 기록도 살펴볼 예정이다. 법조계에선 "친정권 성향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문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수사의 '은폐 여부'를 들여다보기 위해 명예훼손 사건을 이례적으로 공공수사부에 맡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기고자 : 이민석 기자
본문자수 : 1002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