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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중 속 뜨거웠던 개막전
한화, 11년만에 개막전 첫 승리
김현수·박병호·나성범·강백호… 경쟁하듯 나란히 홈런포 작렬
LG, 두산과 개막전 맞대결… 5연패 끊고 31년 만에 승리

관중은 없었지만, 그라운드 열기는 변함없이 뜨거웠다. 5일 전국 5개 구장에서 펼쳐진 2020 프로야구 개막전에선 각 팀 간판 타자들이 앞다퉈 홈런을 쏘아 올리며 시즌 시작을 알렸다. 팀을 대표해 개막전 선발로 나선 외국인 투수와 국내 투수의 희비는 엇갈렸다.

◇첫 '외국인 개막전 완봉승'

개막전을 가장 뜨겁게 달군 것은 한화 외국인 선발 워윅 서폴드였다. 그는 인천 문학 원정경기에서 SK 타선을 상대로 9이닝 동안 101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1볼넷 완봉승(3대0)을 엮어냈다. 외국인 선발 투수가 개막전 완봉승을 거둔 것은 이날 서폴드가 처음이다. 그는 7회 2사까지 단 한 개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다가 SK 최정에게 볼넷을 내주며 퍼펙트를 놓쳤고, 이어 다음 타자 제이미 로맥에게 안타를 얻어맞아 노히트 노런까지 날렸다. 하지만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고 마운드를 지키며 경기를 끝까지 책임졌다.

서폴드는 경기 후 "7회 퍼펙트가 깨졌을 때 많이 허탈했다. 더 공격적으로 던졌으면 결과가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한화는 서폴드의 호투에 힘입어 2010년부터 이어진 개막전 9연패(2014년은 우천 취소)를 올해 끊고 11년 만에 개막전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경기 전 "공 90개 내외를 던질 것"이라고 했다. 서폴드는 3월 말 뒤늦게 국내 선수단에 합류했다. 국내 코로나가 확산되는 바람에 전지훈련을 마치고 모국 호주에 머물렀다. 이후 호주 정부가 해외 출국 제한 조짐을 보이자 3월 말 서둘러 한국에 들어왔다. 그는 2주간 자가 격리 후 지난달 뒤늦게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예상 밖 완봉 호투로 우려를 씻어냈다.

◇시작부터 뜨거운 홈런 레이스

KBO 올 시즌 1호 대포는 LG 베테랑 외야수 김현수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그는 두산과의 홈 개막전 3회 말 상대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153㎞ 직구를 밀어쳐 2점 홈런을 때려냈다. 자신의 통산 네 번째 개막전 홈런.

롯데 새 외국인 선수 매니 마차도는 홈팀 KT를 상대로 자신의 KBO리그 데뷔 홈런을 역전 결승포로 장식했다. 그는 1―2로 뒤진 7회 초 1사 1·2루에서 김재윤을 상대로 3점 대포를 터뜨려 7대2 역전승에 앞장섰다. 올 시즌 1루수로 전향한 강백호(KT)도 첫 홈런을 신고했다.

부상을 털고 1년 만에 돌아온 NC 나성범은 대구에서 삼성을 상대로 370일 만에 홈런을 기록하는 등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으로 화려한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 시즌 홈런왕 박병호와 빅리그 유망주 김하성(이상 키움)도 KIA를 상대로 나란히 1호 홈런을 날렸다.

개막전 선발 마운드에 오른 3명의 국내 투수 중에선 차우찬만 홀로 웃었다. 그는 두산전에서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차우찬은 "부담됐던 경기에서 승리해 홀가분하다. 오늘처럼만 하면 한국시리즈에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LG가 두산과의 역대 시즌 개막전에서 이긴 것은 팀 재창단 전 MBC 청룡 시절인 1989년(5대1 승) 이후 31년 만이다. LG로 재창단된 1990년 이후엔 올해 이전까지 다섯 번 맞붙어 모두 졌다.

KIA 에이스 양현종은 키움을 상대로 3이닝 4실점으로 부진하며 조기 강판당했다. 삼성 백정현도 6이닝 4실점으로 패전 멍에를 썼다.

[그래픽] 프로야구 기록실 기고자 :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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