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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생태계 크게 개선＂ 발표
전문가 ＂물 흐르며 조건 달라진 걸 좋아진 것처럼 홍보해선 안된다＂

2년 넘게 완전 개방해 놓은 금강 세종보 인근 생태계가 크게 개선됐다는 조사 결과를 5일 환경부가 발표했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날 세종보 인근의 수(水)생태계 건강성 지표가 개방 전 35.6에서 개방 후 56.7로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이 지표는 서식하는 수생생물의 생태적 특성을 토대로 산정하며, 100에 가까울수록 건강하다는 의미다. 세종보는 4대강 16개 보 중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완전 개방한 상태를 유지한 보다.

김영훈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장은 "세종보를 장기간 개방함에 따라 모래톱 등 물리적인 서식 환경이 다양하게 나타나 생태계 변화에 긍정적 효과를 보였다"고 했다.

환경부는 보 개방으로 수심이 얕아지고 물살이 빨라지면서 여울이 형성되고 축구장 면적 41배에 달하는 모래톱이 드러나는 등 다양한 생물 서식 환경이 조성됐다고 했다. 멸종 위기 야생생물 1급인 흰수마자〈사진〉, 흰꼬리수리 등이 발견됐고, 멸종 위기 2급인 큰고니, 금개구리, 맹꽁이 서식도 확인됐다고 환경부는 밝혔다. 수생태계 서식처도 개방 전 4곳에서 개방 후 8곳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생태계가 진짜 개선된 게 맞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며 반박했다. 세종보를 개방한 후 고여 있던 물이 흐르는 물로 바뀌면서 조건이 달라진 것을 두고 생태계가 개선된 성과인 것처럼 홍보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흰수마자는 유속이 빠르고 수심이 얕은 개천에서 사는 어종으로 4대강 사업 이후 본류에 수량이 늘자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보 개방으로 수심이 얕아지자 다시 돌아왔을 뿐"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세종보든 다른 보든 철거 여부는 지역 주민들이 저수된 물을 활용하길 바라는지, 원래 살던 벌레나 물고기가 돌아오길 바라는지 어느 것을 원하는지 물어보면 되는 문제"라고 했다.

다른 전문가는 "오히려 보를 개방한 이후 수질이 악화됐다는 조사 결과도 있는데, 섣불리 생태계가 개선됐다고 단정 지어선 안 된다"고 했다.

세종보 철거 여부 결정은 정부 방안이 나온 지 15개월째 미뤄지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2월 세종보를 철거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 처리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는데, 이를 최종 결정해야 할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아직도 결론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 사이에선 여전히 보 해체를 놓고 찬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세종시장과 지역 국회의원도 일단은 두고 보자는 입장이다. 4·15 총선 세종갑 지역구에서 당선된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중장기적으로 개방 상태를 유지해 상태를 분석하고 보 해체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춘희 세종시장도 비슷한 입장이다. 기고자 : 최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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